“장로교 신학, 집착에서 벗어나야”

김근영 기자  gykim@chtoday.co.kr   |  

‘하나님과 인간의 책임 구분, 여전히 애매모호해’

한국장로교회정체성 회복운동위원회(위원장 이종윤) 제 34차 월례 세미나가 13일 오전 대치동 서울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회개, 어디까지가 인간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됐다.

세미나에는 <선지자 본문에 나타난 회개의 의미>라는 주제로 장성길 교수(국제신대)가 발제했다. 장 교수는 “구약 본문에 나타난 회개란, 인간 스스로는 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며 ‘회개의 심령을 부어주시는 하나님’과 ‘회개를 통해서만이 회복되는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성’을 설명했다.

장 교수는 말라기와 미가서를 인용해 “하나님이 정하신 분명한 심판의 때가 있다”며 “그 시간을 넘기면 심판은 유보될 수 없다”고 심판의 엄중함에 강조점을 뒀다. 덧붙여 그는 하나님의 심판은 ‘기계적 심판’이 아닌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며, 가능한 한 유보하시는 심판’임을 설명했다.

질의 및 토론 시간에는 ‘회개에 있어서 인간의 책임’과 ‘하나님의 책임’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인간은 스스로 회개할 수 없다’는 말과 ‘누구든지 회개치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말이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두가지의 뜻이 있다”고 전제하며 “회개의 모든 동기와 가능성은 하나님 편에 있고, 의지적인 회개는 인간 편에 있다”고 대답을 대신했다.

참석자들은 그러나 “용어적으로는 사람 편에, 결과적으로는 하나님 편에 책임이 있는 것 같다”며 ‘애매모호하다’는 의견과 ‘논리상으로는 하나님의 전적 책임’이라는 물음이 거듭 반복됐다.

월례 세미나에서는 장로교 교리가 풀어야 할 과제로 ‘신학 교리의 편향성’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장로교가)하나님의 주권과 불가항력을 설명한다고 하지만, 어느 한 부분에만 집착하거나, 특정 대목만 선포하면 전부인줄 아는 경향이 있다”며 “장로교 정체성에 대한 지속적인 학문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할렐루야’를 일상적인 말로 쓰는 문제에 대한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위원장 이종윤 목사는 “한국에는 무엇을 하든지 신명나게 하려는 문화가 있다”며 “한국인 안에는 예배 중에 소리를 지르고 싶은 욕구가 한 모퉁이에 다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할렐루야’, ‘주여 만세 삼창’ 등을 공식처럼 외치는 경향에 대해서는 “신학적으로 옳고 그른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또한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예배 형식에 대해서도 “신학적인 규명이 한번쯤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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