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슬람 정서, 영화로 제작 이어져

유럽=남윤식 기자  ysnam@christiantodayeu.com   |  

영화 제작자·배우들은 신변 보호 중

네덜란드의 한 정치인이 반 이슬람 정서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과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반 이슬람 정서를 표방해 온 자유당 소속 기트 빌더스 의원은 최근 내년 1월 말 코란의 배타성과 파시즘적 경향을 입증하는 영화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코란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에 빗대어 비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네덜란드 사법 당국은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발표 직후 경찰은 빌더스 의원에 대한 신변 보호를 더욱 강화했다. 빌더스 의원은 반 이슬람주의를 표방해 왔으며 지난 3년간 24시간 경찰의 밀착 경호를 받아 왔다.

이 같은 반 이슬람 정서는 지난 2004년 11월 네덜란드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증손자이며 영화감독인 테오 반 고흐가 이슬람의 여성 비하 및 학대를 비판하는 영화 ‘굴종’을 제작했다가 이슬람 극렬분자에게 살해 당함으로 더욱 격화됐으며 ‘굴종’의 시나리오를 쓴 소말리아 출신 네달란드 여성 정치인 아이얀 히르시 알리 전 의원은 현재 미국에서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한편 최근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의 삶을 그린 영화 ‘카이트 러너’가 미국에서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에 출연한 아동 배우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UAE로 피신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러한 조치는 이슬람 강경세력이 이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가함에 따라 전문가와 NGO 기구 등의 조언을 받아 이뤄졌다고 제작사인 파라마운트측은 밝혔다.

문제의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미국인 소설가 칼레드 호세이니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구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이에 항전하는 탈레반 세력의 확장으로 비롯된 어린이들의 비참한 실상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아동에 대한 성폭행 장면 등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영화에 담을 수 없는 장면들을 담고 있으며, 이슬람과 탈레반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프간의 실상을 좋지 않게 표현한 영화에 아프간 어린이들이 출연했다는 사실이 탈레반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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