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살려야 할 이유 “아직 이땅엔 불신자가 4천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뷰] 작은교회살리기운동 박재열 목사

				▲박 목사가 이끄는 동선교회에는 전도를 위한 조직이 없다. 조직에 속한 사람들만 전도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길까봐서다.
▲박 목사가 이끄는 동선교회에는 전도를 위한 조직이 없다. 조직에 속한 사람들만 전도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길까봐서다.

“청장년 재적 500명 이하 교회로 지난 한해 50명 이상 학습·세례 준 교회에게 5백만원의 상금을 드립니다.”

며칠 전 한 신문에 실린 광고다. 성도 수 5백명 이상 1천명 이하 교회도 시상하는데, 기준은 지난해 1백명 이상 학습·세례를 준 교회다. 1년간 10명 이상의 비신자를 세례(침례)받게 한 개인에게도 5명을 선정해 30만원씩 지급한다. 접수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하지만 주최측인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작은교회살리기, 본부장 박재열 목사)에 따르면 광고가 나간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들어온 곳은 아직 없다. 그만큼 불신자 전도와 ‘작은교회’들의 정체와 감소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교회는 유람선 아닌 ‘구원선’

작은교회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최근엔 부쩍 늘어났지만, 박 목사의 ‘작은교회살리기’는 이러한 움직임의 원조 격이다. 그는 작은교회를 살려야 한국교회가 살아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대형교회는 전도하지 않아도 기존 신자들의 수평이동으로 계속 성도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교회는 그렇지 않죠. 그래서 작은교회들은 불신자 전도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작은교회들이 일어서야 한국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죠.”

이러한 지론을 갖고 박 목사는 지난 2001년부터 작은교회살리기를 시작했고, 15개 교회를 선정해 매달 3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교단과 교파는 관계없이 신청자를 받았다. 지원 교회는 2002년에는 35개로 늘어났고, 해마다 55개, 80개, 104개, 110개 등으로 늘어나 올해는 118개 교회에 매달 30만원씩 지원이 이뤄진다. 올해도 4백개가 넘는 교회들이 신청했지만, 사정상 추첨을 통해 추려낼 수밖에 없었다.

지원금은 그중 30%만 현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전도용 물품으로 ‘현물 지원’한다. 전도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다. “다 현금으로 주면 자기도 모르게 다 써버리거든요. 전도 실적이 좋으면 물품을 좀더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주로 도시 지역을 겨냥한 이러한 사역이 이어지자, 농촌 지역에서도 해달라는 문의가 쇄도해 지난해에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등에서 각각 1백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7만원의 여비와 선물까지 줘 가면서 농촌교회 살리기 지역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모든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최우선 사업이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영혼 구원’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회는 유람선이 아니라 구원선이 돼야 합니다.” 박 목사는 요즘 교회들이 ‘불신자 전도’를 제1의 목표로 여기지 않고 ‘교회 성장’을 지상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구제도 좋고 선행도 좋고 자선도 좋지만, 무엇보다 교회는 ‘영혼 구원’에 가장 힘써야 하는데….” 그는 요즘 목회자들에게서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기가 많다. 신난다”… 발상의 전환

지원금만 주고 끝내는 건 아니다. 지원금을 전달하기 전 목회서약서에 서명하게 한다. 여기에는 △출석성도 1백명을 이룰 때까지 월요휴무·공휴일·명절 휴가도 없이, 노회 및 지방회 등 공적 모임은 오전만 참석하고 낮 시간에는 오직 교회 부흥과 전도에만 힘쓴다 △매주 3일 이상 철야하며 부흥을 위해 기도하거나 설교를 준비한다 △한주 5일 이상, 매일 4시간 이상 전도한다 등의 강력한 실천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박 목사는 이러한 점검을 하는 이유를 목회자들이 습관을 먼저 고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은교회 목사님들이 행사다 뭐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더 바빠요. 교회를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최소한 보험회사 사원들보다는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준을 잘 지키고 있는지 한 달에 한 번 지원교회들을 다 모아놓고 점검한다. 이 때는 한 달간의 전도 및 목회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보고서에서 게으르게 사역한 것이 드러나면 호된 질책도 받는다. 지원을 해 주니 질책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질책만 하는 건 아니고,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작은교회살리기에서 지원한 교회들은 70% 정도가 성공적인 불신자 전도가 이뤄져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고 박 목사는 밝혔다. “하나님이 돌아가셨습니까? 성령님이 출장가셨습니까? 그런데 교회 부흥이 왜 안되겠습니까?” 안 되는 게 ‘기적’이라고 한다.

박 목사에 따르면 그것은 지금 한국 땅이 ‘물 반, 고기 반’이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해외선교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정작 이 땅은 아직까지 복음화율이 20%가 채 되지 않았고, 불신 영혼들이 4천만명이나 남아있다는 것이다. “천지가 고기인데 왜 부흥이 안 된다고 하는지….”

단순 전도 아닌 ‘세례자’ 배출만이 한국교회 살길

그런데 박 목사는 왜 하필 ‘세례’를 기준으로 삼을까? 실제로 박 목사는 교회 총동원주일 등에서 주로 교회에 데려오는 사람 수를 목표로 하는데 비해 교회에서 실제로 세례받는 수치를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평생 교회에서 1만 명에게 세례를 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다. 이제까지 약 2천여명이 세례를 받았다.

‘교회에 데려오는 것’을 강조하면 상대적으로 데려오기 쉬운 다른 교회 신자를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수평이동이 아닌, 구체적인 세례자 목표를 통해 불신자 전도에 뛰어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세례 시상’도 이러한 움직임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박 목사가 시무하는 동선교회는 출석인원 1600명 정도의 중형교회로 매년 4-5백명에게 세례를 주고 있으며, 교회 신자들 중 70% 정도가 초신자들로 구성돼 있다.

결국 특히 작은교회일수록 불신자 전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것이 곧 한해 5-6백개 교회가 문을 닫고 있는 한국교회가 유럽의 교회들처럼 되지 않는 길이라고 박 목사는 말했다.

박재열 목사는
예장대신측 목회자로, 대신대학을 졸업하고 아주사퍼시픽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5년 전 동선교회를 개척해 재적성도 4천명의 교회로 성장시켰다. 동선교회는 ‘동쪽의 구원선(東船)’이라는 뜻이다.

박 목사는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의 재정 상당 부분을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개최했던 농촌교회 살리기 지역별 세미나 예산 4천만원을 마련할 때도 1천만원만 교회에 후원해달라고 부탁하고, 1천만원은 자신의 딸이, 나머지는 자신이 부담했다. 부흥회나 세미나 강사 사례비 등도 매달 30만원씩 1백개가 넘는 교회를 지원하는 사역에 모두 쏟아넣고 있다.

저서는 <안될 수 없는 교회부흥>, <영혼을 향한 화살> 등 전도 관련 서적 1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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