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양 누비며 전세계에 선교의 다리를 놓다

시애틀=윤주이 기자  jooiee@chdaily.com   |  

바다 사나이들의 친구, 한국선원선교회 최원종 목사

				▲한진 베를린 선원들과 함께 한 최원종 목사(좌측 맨 끝)와 사모(앞 줄 왼쪽)
▲한진 베를린 선원들과 함께 한 최원종 목사(좌측 맨 끝)와 사모(앞 줄 왼쪽)

현대인은 세계가 하나되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과 기술, 정보가 국경을 초월해 통합되고 있고 우리들은 마켓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메이드 인 베트남’ 물건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이기도 했지만 특히 ‘선박’의 역할이 컸다. 5대양을 누비는 선박들이 세계 곳곳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선박 안 바다 사나이들의 삶은 외롭고 고독할 뿐 아니라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가족과 고국으로부터 멀리 떠나 출렁거리는 바다 위에서 살아야 하는 것은 물론 낯선 항구에서는 이방인일 뿐이다. 가슴 한켠이 늘 허전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바다이고 배다. 그래서 최원종 목사 부부는 복음을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최원종 목사는 1982년 동료 선원과 함께 한국선원선교회를 창립했다. ‘푸른 바다에 그리스도를 전하자’는 비전을 갖고 사역해 온 지 올해로 26년이다. 초기에는 한국인이 승선한 선박에 선박 선교사를 육성하고 파송해 선박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주 사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원들의 국적이 다양해져 세계 각국의 선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굳이 선교지를 찾지 않아도 배 안에서 ‘세계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가 바다는 선교지로 삼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대대로 어부였던 가정에서 태어나 바다를 벗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다. 종종 아버지 배를 타고 함께 바다로 나가기도 했다. 목포 해양대학으로 진학한 그는 1974년 ‘엑스플로 74’ 집회를 통해 바다를 향한 비전을 발견하고 선원 친구들과 1976년 ‘성해순’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바다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졸업 후 배를 탔던 그는 동료 선원들이 신앙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게 됐고 선운들이 신앙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외국에는 선원들을 위한 복음 사역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됐다. 당시 한국 선원들은 증가하는 반면 이들을 영적으로 품을 사역 기관이 없던 차에 그는 선원 선교 사역을 위해 헌신키로 했다.

“뱃사람들은 육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 누구보다 희생하는 사람들입니다.”

최원종 목사와 사모는 부두에 도착한 배에 방문해 선원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전해주고 담소를 나눈다. 크리스천 선원이 있을 때는 예배를 드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배에서 내려갈 때는 배와 항해를 위해 잊지 말고 기도할 것을 당부한다. 거의 매일을 항구로 출근하다시피 하다보니 삼엄한 경비도 이들에게는 면제다.

“배 안에서 읽을 수 있게 우리 소식지와 전도지, 성경책과 신앙 서적, 비디오 테이프를 갖다 줍니다. 예배 드리고 기도하기도 힘든 상황에 있으니 신앙적으로 격려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도 해줍니다.”

사역은 배 밖에서도 이뤄진다. 선원 센터에 선원들을 데리고 와 전화와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고 쇼핑과 관광을 시켜준다. 선원들은 최 목사 부부 덕에 고향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가져갈 선물도 한아름 사고, 그리운 이들의 목소리도 듣는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선원들이 시내를 구경하기란 쉽지 않죠. 그래도 소소하게 볼 일은 있잖아요. 다른 나라에 오면 이방인이니 얼마나 필요한 것이 많겠어요. 복음 외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섬김이죠.”

선교 사역이 늘 그렇듯 선원 선교도 이름도 빛도 없이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특히나 바다는 최 목사의 아버지와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 큰 형을 삼켜버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바다 위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하는 데 26년, 반 평생을 쏟았다. 담임 목회자로서 사역하는 교회는 없지만 세계를 오가는 선박이 모두 최 목사의 사역지이자 담임 교회다.

“떠나고 싶은 때도 많았죠. 그 때마다 바다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바다를 떠나지 않겠노라고 수없이 마음 속으로 다짐했죠. 이제는 바다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선원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요.”

지금은 온 가족이 선원 선교에 헌신하고 있다. 반려자인 최 사모는 그를 만나면서부터 함께 사역했고 딸은 2년 전부터 본국 부산에서 그의 사역을 돕고 있다. 아들 역시 선교회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선박은 ‘물 위에 뜬 감옥’입니다. 외로운 이방인이자 선교의 대상인 전 세계 선원들을 위한 기도와 물질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한인 선원들이 많을 때는 교회들의 관심도 컸지요. 하지만 외국인 선원들이 많아지다보니 관심도 줄어들었습니다. 오직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만이 영혼을 건져 올리는 생명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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