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매력에 빠진 광주 청년사역의 대부를 만나다

박종배 기자  jbpark@chtoday.co.kr   |  

[인터뷰] 광주 학복협 상임총무 김승원 목사

‘광주지역 청년사역의 길은 김승원 목사를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광주 내 모든 청년 집회는 그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오는 19일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광주·전남 청년복음축제 EF’도 그가 직접 기획, 진행, 섭외를 담당했다. 3년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gain 1907 집회도 그의 작품이다. 이날 집회에는 8천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하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김 목사는 스스로 자신만큼 오랫동안 청년사역을 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10년째 청년사역을 해 온 그의 가슴에는 투철한 사명감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김 목사는 13년 동안 광주서남교회 청년담당 부목사로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안영로 담임목사가 은퇴하면서 자신도 교회를 떠나 광주 신창동에 푸른숲교회를 개척했다. 8일 오후 푸른숲교회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얼마 남지 않은 EF 축제 준비 때문에 행사 관계자들이 20분 간격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자신이 하던 말을 곧잘 잊어 버린다. 그러나 그의 소신은 끊기지 않았다.

-청년사역의 매력은 뭔가?

“청년들은 젊고 미래가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청년들을 양육한다는 것. 가장 뜻 깊은 일이 아닌가. 그런 미래성에 매료됐다.”

-청년사역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하고, 청년들을 섬기는 일에 익숙해 보인다.

“나의 청년사역의 비전은 청년들이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들어내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 위에서 군림해선 안된다. 청년들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섬김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 풍토에서 청년사역을 오랫동안 할 수 없을텐데, 10년동안 해왔다면 자부심을 느낄만 하겠다.

“광주에서는 나보다 오래된 청년사역자는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청년사역을 하다보니 나름대로 노하우도 생기고 목회사고도 젊어지는 것 같아 유익하다. 한국교회들이 청년들에게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많은 교회들이 청년들을 ‘소비적’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투자를 잘 안한다. 하지만 나무도 3년은 가꿔야 열매를 맺듯이 청년사역에도 인내와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에는 성과가 없어 보여도 3~4년 뒤에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광주 교회들 중에서 청년사역이 활발한 교회를 꼽으라면?

“서림, 중흥, 계림, 새순, 양림(통합), 월광교회를 꼽을 수 있겠다. 이 교회들은 청년들이 평균적으로 3~4백명 출석하고 있다. 이 교회들과 학복협은 서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EF 축제에 대해 소개해달라.

“청년복음축제(EF-Evangel Festival)는 전국적으로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매집회마다 40퍼센트 이상의 비기독 청년들이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단 일회성 집회만으로 40퍼센트 이상의 비기독 청년들이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점이 쉽게 믿기지 않는데.

“이 수치는 광주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결과다. 데이터 수집은 대체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런 통계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집회에 아무나 데려 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친구를 데려오고, 집회 후에는 일대일로 지속적인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집회 강사는 영화설교로 유명한 하정완 목사다. 특별히 이 분을 초청한 이유가 있나?

“하정완 목사님은 원래부터 청년사역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청년들과의 의사소통 능력에 있어서 아주 탁월하시기 때문에 초청했다. 또 이번 집회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흔쾌히 집회 강사로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집회를 통해 기대하는 점은?

“우선 많은 비기독 청년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길 기대한다. 또 청년단체들과 청년대학부가 부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런데 청년단체들과 청년대학부들의 활동이 신천지같은 이단들 때문에 요즘 많이 침체된 것 같다.

지난 2004년에 전남대 동아리연합회가 신천지에 의해 4년간 장악당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어났다. 16대부터 20대까지 신천지 교인들이 동연회장 이하 임원직을 맡으면서 CCC, SFC 등 5개 기독동아리를 ’유사한 기독동아리가 많다’는 이유로 제명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전남대기독학생연합회 이단대처부 임웅기 전도사가 납치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광주 학복협의 적극적인 대처로 전남대 내에서 신천지 세력은 뿌리 뽑혔으나 동시에 선교단체들의 활동도 침체됐다.

“예전보다 캠퍼스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신천지에 피해를 입으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경계심이 부쩍 늘어났다. 캠퍼스 내에서 전도를 하면 신천지로 의심받아 선교단체들이 전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선교단체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밝히고 복음을 전한다면 가랑비가 옷을 적시듯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단 대처를 위해 학복협이 근본적인 방안을 제시해줘야 하지 않나?

“예수님을 영접한 초신자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심어줘 이단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말씀 교육이 필요하다. 학복협에서는 매년 한차례씩 리더훈련학교를 개설, 말씀 교육을 하고 있다.”

-광주 학복협은 언제 설립됐나?

“지난 2000년도에 설립됐다. 나는 광주 학복협 설립 멤버로서 지금까지 섬겨오고 있다.”

-학복협 총무로 섬기면서 교회까지 개척하고 있다.

“13년 동안 부목사로 있으면서 막상 교회를 개척하려다 보니 힘들고, 어려운 점들도 많다. 또 청년사역도 같이 하고 있는데 요즘에 굉장히 바쁘다. 그래도 청년사역을 내려 놓을 수 없다. 다음 세대를 살리는 역할이 나의 역할인데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

-공부도 많이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다. 젊은 청년들을 이끌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지금도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김 목사는 호남신대 신학과, 광주대 법대, 조선대 교육대학원, 장신대 신대원, 백석대 대학원을 다녔다. 그의 나이 48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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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10년째 청년사역을 하고 있는 김승원 목사는 “청년사역의 매력은 무한한 가능성에 있다”고 말했다. ⓒ박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