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석 측, “재판장이 장로인데…” 의혹 제기

고준호 기자  jhgo@chtoday.co.kr   |  

손해배상 요구 기각한 판결 항의, 대법원에 상고

				▲강의석 씨가 27일 오후 서울 고등법원 종합접수실에 상급심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고준호 기자
▲강의석 씨가 27일 오후 서울 고등법원 종합접수실에 상급심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고준호 기자

모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했다가 2심에서 패소한 강의석 씨 측이 재판부의 종교편향 판결 의혹을 제기했다. 강의석 씨를 비롯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 소속 회원 10여명은 27일 서울 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법의 곽종훈 재판장이 장로라는 점을 지적했다.

곽 재판장은 예장 합신측에 소속된 남서울은혜교회의 장로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사건의 피고인 대광학원은 예장 통합 소속 영락교회가 설립했다. 이에 대해 종자연 관계자는 “종교적 정체성을 강하게 지닐 수밖에 없는 장로가, 그것도 자신과 같은 예장 교단 교회가 피고가 된 재판을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번 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된 것이라기보다는 천국을 가기 위한 티켓을 받기 위해 법논리를 깡그리 무시한 판결이었다”며 “강의석 사건은 소송의 승패를 넘어서 한국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인권존중적으로 갈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청소년위원장 송병춘 변호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법 판결이 판단한 종교사학은 대안교육을 하는 교육기관이 아닌 공교육을 위임, 위탁받은 대행체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원고 강의석 씨는 소감발표를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된 재판에서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을 손바닥을 때리면 종교강요가 아니고 몽둥이로 때리면 종교강요로 보는 것과 같은 법논리를 지켜보면서 참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학교 내 종교강요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100명, 만 명의 원고가 나와 법에 호소해 종교계 사립학교의 관행이 개선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송병춘 변호사와 강의석 씨는 대법원에 상고장을 접수시켰다.

한편 강 씨는 지난 2005년 10월 서울시교육청과 대광학원을 대상으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 공익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서울지법은 1심에서 대광학원 측에는 일부 책임을 인정, 1천5백만원을 배상 판결을 내렸지만 서울시교육청에 대해서는 ‘잘못이 없다’고 판단, 손배 요구를 기각시켰다. 강 씨는 당시 1심 판결이 원고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판단 유탈로 보고 항소장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대광고의 강의석 씨에 대한 ‘손해배상’을 기각했고, 서울시 교육청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이 ‘지도감독의무 소홀’을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광학원 측이 종교 과목 이외의 대체 과목을 개설하지 않아 교육부 고시를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강 씨의 행복추구권과 신앙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위법 행위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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