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복음서’는 사해사본이나 나그함마디 문서처럼 우연히 발견된 것이 아니라,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발견됐으며, 아직까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하나의 가설이다. 공관복음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1835년 라흐만(Karl Lachmann)은 처음으로 마가가 공관복음서 가운데 가장 오래됐으며, 마태와 누가는 마가를 자료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태와 누가가 마가에는 없는 자료를 공동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이나, 마가와는 다르게 예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학자들은 마태와 누가가 마가 이외 또 다른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예수의 어록(the Sayings Collection)인 Q다. Q는 ‘자료’에 해당하는 독일어 크벨레(Quelle)의 첫 글자를 따서 지어졌다. Q는 오늘날 문서 형태로 존재하지 않지만, 예수의 말씀들을 수집한 것으로 보여진다.
마가 우선성과 Q 존재에 대한 인식은 공관복음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두 자료설(Two Sources Theory)로 알려진 이 제안은 마태와 누가가 서로 연관이 없으며, 동시에 이 두 복음서가 마가와 Q에 의존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Q는 독립된 형태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하나의 가능성으로 존재하고 있다. Q는 마태와 누가에 의해 공동으로 사용된 220-235절에 해당하는 주로 예수의 말씀 부분을 지칭한다.
마태와 누가가 공동 사용한 Q 자료는 구전이 아닌 문서(Document)였다는데 학자들은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부분에 해당하는 마태와 누가의 어휘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과 자료를 취급하는 순서가 동일하다는 점, 그리고 동일한 전승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Q 자료가 어록(Record of Sayings)로만 구성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는 예수 인생설화의 모든 언어가 사라지고 오직 예수의 ‘말씀’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탄생과 수난, 죽음과 부활이 모두 빠져버리는 것이다.
김용옥 선생이 Q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러한 형태와 지난 1945년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에서 발견된 도마복음서 때문이다. 이 도마복음서도 예수의 어록만이 담겨져 있고, Q와 35% 가량의 내용이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도마복음서에는 예수의 탄생과 수난, 죽음과 부활, 그리고 이적 등이 없고 지혜의 담론만으로 구성돼 있으며, 일체의 종말론적 암시도 들어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