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수련회’와 ‘창조’의 아름다운 만남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봉천제일교회 여름수련회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

				▲직접 만든 DNA 모형을 들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 참가 학생들. ⓒ봉천제일교회 제공
▲직접 만든 DNA 모형을 들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 참가 학생들. ⓒ봉천제일교회 제공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봉천제일교회(담임 이규호 목사) 교회학교는 올해 여름수련회를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라는 주제로 열었다. 지난달 24일부터 2박3일간 다양한 체험학습과 특강 등으로 ‘진화론 공부’에 찌든 교회학교 학생들을 ‘믿음의 반석’ 위에 굳게 세운 것이다.

봉천제일교회 교회학교는 ‘학생들에게 수련회 이후 뭔가 가슴깊이 새겨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수련회를 기획하게 됐고, ‘이단’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고심한 끝에 최종적으로 ‘창조’를 택하게 됐다. 이규호 목사는 “수련회에서 ‘창조’에 대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대개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 속에 들어가 ‘이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님께서 만드셨다’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창조 콘서트는 그러한 개념이 아닌,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을 과학적이고 신앙적으로 정확히 깨닫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창조’ 주제로 한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 돋보여

좋은 주제를 정했지만, 좋은 아이템과 프로그램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초등학교 1-2학년인 유년부부터 고등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기 때문에, 부서별로 연령대에 맞는 프로그램들도 계발해야 했다.

그래서 아직 집중력과 지적 능력이 부족하지만 호기심이 많고 가치관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는 체험학습 위주의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그러나 지적 능력이 왕성할 나이인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쉼’과 ‘재미’,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배치했다. 이에 대해 실무를 맡은 천수진 목사(교육담당)는 “학생 때의 경험에 비춰 중·고등학생들이 이 주제에 관심이 많을 줄 알았는데, 사전에 의견을 물어보니 이들은 학교생활과 그 이후 사교육에 많이 지쳐있어 일단 쉬고 싶고 놀고 싶어는 의견이 많았다”며 “그래서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줄였고, 그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봉천제일교회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유년부와 초등부, 소년부 학생들은 ‘오려서 만드는 세상’, ‘오감체험’, ‘홍수 석판 만들기’, ‘공룡 만들기’, ‘DNA 만들기’, ‘천지창조 모자이크’, ‘창조신문 만들기’ 등을 함께했고, 중등부 프로그램은 ‘Who am I’, ‘조별 미션 수행’, ‘대결 맛 대 맛’, ‘몸으로 드리는 찬양’, 고등부 프로그램은 ‘서점탐방: 창조서적을 찾아라’, ‘식객(요리 경연)’, ‘공동체 훈련’, ‘센터학습’ 등이 실시됐다. 일단 제목만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는 감을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하지만 효과는 뛰어나다. 예를 들면 고등부 학생들은 서점에서 창조서적을 찾으면서 빈약한 창조 서적들의 현실을 진화 서적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소년부 학생들은 창조를 주제로 대자보 형태의 신문을 만들면서 진화론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특강도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 공룡도 하나님이 만드셨을까(유년·초등)’, ‘노아 홍수, 진짜에요?, 우리의 조상, 원숭이?(소년)’,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중·고등)’ 등으로 나눠서 실시됐다. 공통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노아의 홍수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영화 <에반 올마이티> 감상과 CCM사역자 조수아 씨가 함께한 찬양 콘서트 뿐이었다.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는 결단예배 이후 모든 학생들이 다함께 창조자연사박물관을 찾아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과학적으로 ‘창조 증명’ 중요하지만, 우리의 ‘확신’이 더 중요”

무엇보다 이번 창조 콘서트의 특징은 ‘창조’를 강요하지 않았던 것에 있다. 이규호 목사는 “학생들에게 ‘창조가 진리’라고 무조건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은 경계했다”고 말했다. 대신 진화론이 허구적인 가설일 뿐이며, 창조론에는 오히려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특강자 선정에도 신중을 기울였다. 봉천제일교회는 ‘창조론’을 다소 우악스럽게 설파하는 강사들 대신, 과학적으로 차분하고 균형있게 설명해낼 수 있는 강사들을 섭외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 목사는 “창조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우리에게 있는 믿음을 확신있게 전달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신앙을 심어주는 면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을 확실히 믿고 누구에게나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학교 교육에서는 진화론만 너무 강조되고 있다”며 교과서와 어린이용 과학도서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심지어는 중2 과학 교과서나 중1 사회 교과서 등 균형있게 서술돼야 할 교과서에조차 아직 가설에 불과한 ‘진화’만 자연스럽게 언급하고 있을 뿐, 같은 위치에 있는 ‘창조’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수정·보완해 노하우 나눌 계획도

▲창조를 주제로 한 신문에는 진화론을 설명하는 과학잡지 등을 붙이고 학생들이 그에 반박하는 글을 썼다. ⓒ봉천제일교회 제공

소년부를 맡고 있기도 한 교육담당 천수진 목사는 이번 수련회에 대해 “예상보다 학생들이 다소 적게 온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수련장이 아닌 교회에서 수련회를 개최해 오기가 더욱 쉬울 줄 알았는데, 교회학교 학생 수 증가비율을 감안했을 때 예년보다 크게 높지 않은 참석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천 목사는 “수련회를 준비한 노력에 비해 참석을 독려하는 데는 교회에서 개최한 탓에 안심했던 면이 없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회에서 수련회를 개최했던 예전 경험과는 달리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천 목사는 “교회에서 수련회를 하면 중간에 학원에 가야 한다거나 볼 일이 있다며 중간에 나가는 학생들이 꽤 있는데, 이번 수련회에서는 그런 학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수련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성에 대한 부분은 매일 저녁 집회를 통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규호 목사는 “2년마다 학생들의 교회학교 부서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련회 이후 부서별 프로그램을 놓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번 수련회 프로그램이 잘 정착되면 한국교회를 위해 ‘하나님의 창조 콘서트’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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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콘서트의 마지막은 다함께 ‘창조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봉천제일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