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불자들이 주장한 주요 사례들
27일 시청 앞을 메운 8만(경찰추산) 불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종교를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장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거나, 기독교 내의 문화와 분위기를 무시하고 과잉반응하는 것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정부의 종교차별 주요사례는 ▲경찰이 조계종 지관스님 차량을 검문 검색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GIS포털시스템에 사찰정보가 누락되어 있다 ▲서울시 주최 KBS생방송 건국60주년 음악제에 찬송가가 연주되었다 ▲대통령 취임식에 사용된 엠블럼이 기드온의 상징문양과 비슷하다 ▲총선거 장소에 교회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등이다.
그러나 경찰이 지관스님의 차량을 검문한 당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촛불시위 주동자 8명이 조계사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때로,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당국이 모든 조계사 출입자를 검문하는 상황이었다.
KBS생방송 건국60주년 음악제에서 연주된 음악은 개신교에서 부르는 찬송가가 아닌, 이탈리아 베르디의 유명한 오페라 곡 중 유명한 ‘가라 꿈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다. 이 곡은 베르디가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였던 시절을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당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북이탈리아 국민들의 민족의식을 깨우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음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찰들의 정보가 누락되었다는 GIS포털 시스템은 2003년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 6월 정보를 갱신했다. 6월 당시 GIS는 홈페이지 메인에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과정에서 사찰을 비롯한 보건소, 공원, 유원지, 온천, 편의점 등의 지명명칭이 누락되었습니다.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계속적으로 수정하고 있습니다”라고 명시한 바 있다.
대통령 취임식에 사용된 엠블럼에 대해 당국은 전통악기인 태평소와 북을 활용해서 만든 것이고,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희망의 소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이미지를 형상화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엠블럼의 태평고와 하늘, 대지, 물의 이미지를 3D 모션 그래픽 기법으로 형상화 해 만든 영상이 IBA 광고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대통령선거, 교육감선거 투표장소 중 교회가 많은 것에 관하여 선관위 관계자는 “종교적 차원의 결정이 아닌, 효율성 차원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선거장소로 쓰이는 것은 현 정부에 시작된 것이 아니며, 사람들의 접근성이 높으면서도 많은 사람을 수용할 공간을 찾다보니 주로 교회가 채택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교회측에서도 지역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후정리 등을 자발적으로 한다고 전했다.
한편 불교계는 정부 외에 공직자들의 개인 신앙생활 혹은 기독교인들끼리 이뤄진 발언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 ‘이명박 대통령은 주님의 아들’ 발언 ▲어청수 경찰청장 행사광고 포스터에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사진 게재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후보 ‘양극화는 신앙심이 부족한 탓’이라는 기고 ▲장경동 목사의 불교 관련 발언 등이다. 공직자의 개인 신앙생활 범위에 관하여는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으나, 기독교사회책임은 이에 관해 “유일신(唯一神)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복음화 열정이 지나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불교계의 의미있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그동안 우리가 타 종교와 화평하는 자세가 부족했음을 반성한다”라고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