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갈등은 아냐… 정부 발표 지켜보자”
권오성 목사(NCCK 총무)가 최근 불교계에서 제기하는 종교편향 논란에 대해 “일부 기독교의 자세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권오성 목사는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한 사회에 공존하는 종교로서 불교를 받아들이기보다 근본주의적 입장에서 마치 정복해야 할 대상인 것처럼 여기는 자세가 혹시 문제제기를 받은 당사자들 마음 속에 있지 않았는지 반성을 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번 사태가 종교간의 갈등이 아니냐 하는 질문에는 “단순한 종교간 갈등이 아니며, 종교 갈등이라기보다 정부의 종교편향성이라고 지적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사태의 해법과 관련해서는 “불교계가 요구한 네 가지 사항에 대한 입장을 정부가 우선 발표해야 한다”며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말씀을 해야 되겠지만, 정부가 이런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정교분리의 자세를 분명히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정치와 종교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종교사회에서 종교간 화합을 도모하는 길에 관해서는 “종교인으로서 우선 상대에 대한,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와 인정, 나아가서는 서로 함께 힘을 모아 사회의 책임있는 자리에서 봉사도 하고 섬기는 자리를 같이 해 나가는 동반자 의식을 갖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사실 지금까지 잘 돼 왔다”면서도 “특별히 기독교인으로서는 우리 민족 가운데 1500여년간 내려온 불교를 하나의 종교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목회자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둘이 앉아서는 무슨 얘기인들 못하겠냐”며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다른 종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며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교 집회에서 기독교를 비난하고 비하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하면 기독교인으로서 느끼는 감정이 어떨까를 생각하면, 함께 사는 사람으로 서로 존중해야 될 것은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권 목사는 덧붙였다.
불교계는 집회 이후 △종교 편항과 관련한 대통령의 사과 △종교차별금지법 △조계사 내 수배자 면책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등 4개 요구조건을 내걸고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불교계는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 곳곳에서 지역별로 규탄집회를 개최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