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권오성 총무와 김광준 종교간대화위원장이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하고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과 종교간 화해와 이해 증진, 상생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3일 오후 2시 조계종 본사를 방문한 이들은 접견실에서 30여분간 환담을 나눴으며,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고 배석한 관계자들은 밝혔다. 권오성 목사는 먼저 “어려움을 겪고 계신데 찾아뵙지 못했다”며 “얼마나 심려가 크십니까”라고 인사했고, 지관 스님은 “저는 괜찮다”면서 “사회가 공평하면 되는데, 공직자들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김광준 위원장은 “지금 문제는 종교간 갈등이 아닌데, 국민들이 오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후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환담을 마치고 나서는 김광준 신부와 권오성 목사를 지관 스님이 배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환담 이후에는 조계종 관계자들이 브리핑룸에서 환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관계자들은 “목사님들은 공직사회에서 종교편향으로 야기된 이번 사태에 대해 불교 측에 이웃종교로서 위로를 전하셨다”며 “지관 스님은 이에 목사님들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셨다”고 밝혔다.
권 목사와 김 신부는 이와 별도로 “일부 목사님들이 절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친 것은 기독교계 모든 목사님들의 뜻이 아닌만큼 자칫 그쪽으로 (사태가)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이에 대해 “자기 종교가 소중한 만큼 남의 종교도 소중하다”고 밝히고, 불교계의 요구사항이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하루속히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지관 스님은 특히 공직을 이용한 종교편향 사례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종교적 편향을 해소하고 예전처럼 정교분리 원칙을 유지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권 목사와 김 신부는 불교 측에 유감이나 사과를 표명하는 대신 불교계가 여러 피해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종교편향 사례의 재발 방지 노력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는데, 이는 이번 사태가 기독교가 매개가 돼서 일어난 정부와 불교계와의 갈등이지 기독교와 불교간의 갈등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종교간평화회의 같은 협의기구가 이미 만들어져 있고, 이제까지 협의나 화합 조치들이 잘 되고 있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NCCK는 불교와 천주교 등 4대종교 성직자들과 오는 8일 잠실경기장에서 종교간 화합을 위한 축구대회를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NCCK 대표단의 방문과는 관계없이 불교계에서는 오후 4시부터 종교차별대책위원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