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투표’로도 끝장 못 본 총신대 총장 선거

김근영 기자  gykim@chtoday.co.kr   |  

8차례 투표끝에 불과 3표차로 좌절… 총회 전 선출 회의적

				▲이날 총 8차례에 걸친 투표에서도 결국 총장 선임이 수포로 돌아갔다. 투표 후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송경호 기자
▲이날 총 8차례에 걸친 투표에서도 결국 총장 선임이 수포로 돌아갔다. 투표 후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송경호 기자

총신대학교 총장 선출이 끝끝내 좌절됐다. 총신대는 5일 오후 1시 총신대학교 세미나실에서 열린 다섯번째 운영이사회에서 총 6시간, 8차례에 걸친 투표에서도 총장 선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날 최후의 방책으로 선택한 ‘다득표자를 대상으로 신임투표를 하자’는 규정에 따라 최종 후보로 선정된 유재원 교수에게 모자랐던 표는 겨우 세 장이었다. 이에 따라 과연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교단 총회 이전에 총장 선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8월 21일 열린 4차 이사회에서 “다음 번 이사회에서 결정 날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던 운영이사회는 그러나 이날 정일웅, 유재원 후보를 놓고 5차례에 걸쳐 투표를 진행했으나 어느 후보도 출석 수 3분의2 이상을 얻지 못했다.

당초 이날 선거에서는 정일웅 교수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투표 진행 내내 두 후보 간의 치열한 접전이 계속됐다.

1차 투표에서는 오히려 유 후보 66표, 정 후보 55표로 유 후보가 앞섰으나 출석 121명 중 3분의 2이상인 81표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어진 2차 투표에선 정 후보가 반대로 66표를 얻고 유 후보가 55를 얻는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 당선 기준인 출석수 3분의2 이상 득표에 못 미쳤고 3차 투표에서도 유 후보 60표, 정 후보 59표를 얻자 이사들 사이에서는 “또 다음번으로 미뤄야하는 것 아니냐” 는 회의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동권 목사가 “끝까지 투표하기로 결정했었으니 적어도 다섯 차례는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강조해 곧바로 두 차례 투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이어진 투표에서도 유 후보, 정 후보가 각각 56표 대 63표, 무효 1표, 또 54표 대 61표, 무효 2표를 얻어 결론이 내려지지 않자 결국 3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재단·운영이사회 임원회는 마지막 방법으로 두 차례에 걸친 재투표 진행 후, 다득표자에 대한 3분의2 이상의 신임을 묻겠다는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 차례 재투표를 진행했고 1차 투표에서 52표 대 52표 동률을 기록한 뒤 2차 투표에서 유재원 교수가 55표, 정일웅 교수가 49표를 얻어 유 교수가 다득표자로 결정됐다. 총 투표수가 줄어든 이유는 이미 이사회 진행 5시간이 넘어선 탓에 몇몇 이사들이 이사회장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어진 신임 투표에서 103명 중 찬성 66표, 반대 36표, 무효 1표를 얻어 3분의2에 해당하는 69표에 불과 3표 부족으로 결국 총장 선출이 좌절됐다.

결국 재단·운영이사회는 9월 총회 전 임원회를 다시 열고 총장 선출에 대한 특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재단·운영이사회가 처음 추천한 5명의 후보들 가운데서 선임에 실패했기 때문에 후보 자격을 총신대 교수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로까지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곧 개최될 교단 총회 이전에 총장 선출이 어려워질 경우 총회에서 그동안 꾸준히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던 ‘출석 회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하는 총장선임 관련규정도 개정하겠다는 의지다. 총신대 총장 선출의 유례 없는 난항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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