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미망인, 유해 송환 정부에 호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미국도 나서는데 조국 대한민국에선 아무 조치 없어”

지난 달 개인적인 일로 입국했던 미망인 주양선 선교사가 20일 출국에 앞서 납북 후 순교한 것으로 알려진 남편 김동식 목사의 유해 송환에 정부가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주 선교사는 제성호 인권대사와 면담을 통해 김동식 목사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2시 30분 인권위원회를 방문하여 진정서를 제출했다.

주 선교사는 호소문에서 “(김동식 목사는) 타국에 떠돌며 온갖 서러움을 겪고 있는 불쌍한 탈북자들을 같은 동포로서 안타까워 그저 먹여주고 재워주고 돌봐줬을 뿐이었다”며 “도대체 제 나라 사람 제대로 먹이지 못해 대량 탈북하게 하고서는 그 굶주린 사람들을 도운 것을 죄라고 납치하고 때리고 고문하고 굶겨 죽이니 이렇게 원통한 일이 있느냐”고 호소했다.

주 선교사는 “김동식 목사는 명백하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미국 영주권자인 김 목사를 위해 미국에서는 유해송환운동본부가 결성되고 미국의 상·하원 의원 20명이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보내기도 했고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부 차관보도 김동식 목사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이 또한 억울하기 그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주 선교사는 국가인권위에 김동식 목사의 생사를 정확히 확인하고,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면 유해라도 송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김동식 목사 유해송환운동본부>가 주 선교사와 함께 뜻을 모았다. <기독교사회책임>을 비롯한 17개 북한인권단체들은 2000년 1월 탈북자를 돕다가 북한이 보낸 공작원들에 의해 중국 옌지(延吉)에서 납치되어 이듬해 고문과 영양실조로 북한 감옥에서 사망한 김동식 목사(미국영주권자)의 유해송환운동을 위해 <김동식 목사 유해송환운동본부>를 지난 1월 31일 결성한 바 있다.

김동식 목사는 사상 전향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80kg이던 몸무게가 35kg으로 줄고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영양실조로 납치되어 이듬해인 2001년 북한의 감옥에서 사망, 평양 인근의 공동묘지에 묻힌 것으로 북한선교를 하는 선교사에 의해 지난해 봄 가족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미국에서 김 목사 유해송환운동본부가 결성되었고 미국의 상·하원 의원 20명이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북한에 보냈었다. 지난해 12월 말경 한국을 방문한 김 목사의 미망인의 간절한 호소로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기독교사회책임>을 중심으로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져온 단체들이 <김동식 목사 유해송환운동본부>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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