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가 나는 ‘함께사는사람들’

임민용 기자  mylim@chtoday.co.kr   |  

교육·급식·장학사업 등 다방면에서 사회봉사 실천

오후 2시가 되자 학교 수업을 마친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이 하나 둘 공부방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민정이에요” 씩씩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들어오는 아이들, 이 아이들은 각자 이름표를 목에 걸고 운동과 컴퓨터, 과목별 소그룹 공부, 실습을 하면서 친구, 언니, 오빠, 누나, 동생들과 옹기종기 책상에 둘러앉아 장난도 치고 게임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 아이들의 대다수는 부모가 없는 소년소녀 가장이거나 한부모 가정 또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로, 집안 형편이 어렵거나 결식아동들이다. 자원봉사자가 지어주는 따뜻한 밥과 간식을 함께 먹고 공부할 수 있는 이곳은 아이들에게는 제2의 가정이다. 이곳은 바로 서울시 시흥동에 위치한 ‘함사람지역아동복지센터’이다.

함사람이란 ‘함께사는사람들(이하 함사람)’의 준말로 현재 전국 각 지역(253개 시군구)에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이라 할 수 있는 소년소녀가장·불우청소년·결식아동·독거노인·노숙자·미혼모·장애우·차상위계층과 생활보호대상자 등에게 건강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함사람은 1990년 초부터 활동을 시작해 1996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아 국가로부터 복지혜택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전국 방방곳곳에 작지만 소중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함사람의 ‘왕아빠’로 통하는 임은동(52세) 대표는 1980년 초, 피폐한 농촌을 살리기 위한 ‘농촌살리기 국민운동’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소년소녀가장들의 신음소리가 농민들의 그것보다 더욱 절박하다는 자각에 함사람의 방향은 재설정되었다.

순수한 동기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가족보다 더 가족다운 살가운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이끌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원칙 속에서 한 해, 두 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함사람’의 가족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소년소녀가장 이외에도 미혼모·결식아동·무직자·무의탁 독거노인·노숙자·장애우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 이렇게 확대를 하다 보니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의 출산에서부터 독거노인들의 장례까지, 일 자체가 너무 고되었지만 13년간 이일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구원의 손길을 뻗쳐왔기 때문이다.

현재 ‘함사람’의 대표적인 활동은 무료공부방·매일 무료급식·집수리봉사단·무료자활교육·무의탁노인지원·함사겸용보일러지원·행려병자지원·고령자 일자리 찾아주기·생필품지원·쉼터·24시간핫라인상황실 운영활동 등이다. 함사람은 이렇듯 많은 공익활동을 하면서 향후 이를 도서지역까지 확대하여 전국적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주는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함사람은 많은 일들을 뚝심과 사랑으로 실천한 결과 매년 배 이상의 발전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야외활동 중인 아이들의 밝은 모습.

함사람의 대표사업 중 하나가 무료급식이다. 십수 년 전 처음 무료급식을 했을 당시, 주변으로부터 봉사단체가 그렇게 막 퍼주면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 그리고 비아냥을 뒤로하고 꾸준히 실천한 결과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무료급식사업은 후원회원의 성금, 자발적인 회비, 자원봉사를 통해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매년 성장해 왔다. 그런데 현재는 수용 시설 문제로 금천지역에서 한끼 250여명씩 무료급식을 하던 것이 건물주의 횡포로 갑작스럽게 건물을 비워주는 바람에 현재 한 끼 30여명으로 무료급식이 대폭 축소되었다고 한다. 현재 매일 활동하던 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제나 저제나 자원봉사활동를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일들 중 임은동 대표에게 가장 보람됐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임 대표는 수더분하게 웃으며 한 남매의 얘기를 꺼낸다. 7년 전 어느 가을, 할아버지 한 분이 임 대표를 찾아와 “우리 손주, 손녀를 좀 맡아 달라”며 어렵게 애기를 꺼냈다고 한다. 서울광진구 자양초등학교에서도 악동으로 소문난 5학년 손자와 3학년 손녀는 엄마가 집을 나가고 이어 아빠까지 집을 나간 상황에서 비뚤어지게 자라나고 있었다. 학원에 보낼 형편이 안됐던 할아버지는 엄하게 매도 때리고 벌도 세우며 교육을 시켰지만 말썽만 피우고 사고만 쳐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매를 쓰더라도 손주들이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맡아 달라고 임 대표를 찾아 왔던 것이다.

아이들은 2001년부터 임 대표와 함께 생활하면서 4년여 지냈고 인성교육을 통해 신경질적이고 반항적이던 아이들이 온순한 성품으로 바뀌어갔다. 그러던 중 집을 나갔던 아이들의 아버지가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의 할아버지에게 떠맡기고 떠나왔지만 ‘설마 아이들이 고아원에 버려지진 않았겠지? 잘 크고 있을까? 밥은 잘 챙겨먹고는 있나’ 등 수많은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해 아이들을 멀리서나마 보려고 찾아온 것이다. 아이들 아버지는 숨어서 아이들을 지켜보던 중 자기가 키우는 것 보다 더 올바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 속 깊이 뉘우쳤다. 아이들 아버지는 ‘그래! 이제부터라도 내가 아이들을 키워야 된다’라고 단단히 결심을 하고 임은동 대표를 찾아와 눈물로 고백한 후 강동지역 무료공부방 바로 옆, 지하 방 1칸을 얻어 가정을 회복해가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무료급식.

아이들의 아버지는 현재 열심히 택시운전을 하고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면 임은동 대표를 찾아와 함께 의논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집을 나갔던 아이들의 엄마도 다시 찾아 왔으나 아이들 아빠가 용서를 못한다며 받아 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임은동 대표가 계속 설득 중이라고 한다. 임 대표는 이렇듯 무료공부방은 아이들의 공부방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깨어진 가정을 다시 일으키는 보람있는 일이라고 한다.

매일 아름다운 삶을 위한 전쟁을 치루고 있는 현장에서 만난 임은동 대표의 교육내용을 소개해본다.

첫째: 장애인을 통하여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건강의 복을 먼저 내 것으로 만들어 휠체어를 미는 것부터 실천하기
둘째: 소년소녀가장을 통하여 내 가족 구성원의 소중한 복을 내 것으로 만들고 후견인이나 선생님이 되기
셋째: 노숙자를 통하여 굶주린 배를 채워주는 것 보다 일할 수 있는 일복을 내 것으로 만들기
넷째: 독거노인들께 무료급식이나 안마를 하려면 내 부모님께 효도에 복을 내 것으로 만들기
다섯째: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도와주기 위하여는 내 자신이 땀 흘려서 노력하면 이렇게 잘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하고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나도 불행할 수도 있겠다고 하는 공감대 만들기

“받는 기쁨도 좋지만 주는 기쁨을 알게 되면 진정한 행복의 주인공이 된다. 더불어 사는 세상,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를 감싸줄 수 있는 마음과 그 실천은 고귀한 것이며 우리의 마음을 살 찌우게 하는 것이다. 특히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동정심은 금물이며 사랑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최상이다.”고 임대표는 말한다. 임은동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함사람’이 추구하는 생활철학에 동참해 진정한 행복으로 이르기를 진정 바란다고 말한다.

‘함께사는사람들’는 나라에서 하는 활동보다 더 많은 자선사업을 한다. 갓난아이를 돌보는 활동부터 청소·공부교육·간병·집수리·치료·운동·특기교육·운전·안내·행정보조·홈페이지관리·무료급식·도시락배달·가재도구수리·가전제품수리·무료결혼·결연·장학사업·복지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많은 분야가 있으니 활동은 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한다. 회원은 일반회원, 특별회원으로 나누어진다.

회비 또는 후원금 물품후원
국민은행: 861901-04-000165(예금주: 함께사는사람들)
농 협: 100049-55-000935(예금주: 함께사는사람들)
서울 금천구 시흥본동 879-77번지 2층

※보내주신 후원금품은 연말정산시 소득공제혜택을 받으실 수 있는 영수증을 발급해 드립니다.

홈페이지: http://www.angel119.or.kr/korean/portal.php
문의전화: 805-7272 담당 임혜경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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