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복음주의의 세대 교체’ 의미 부여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릭 워렌 목사가 축복기도를 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취임식 때 아침예배를 드리고, 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축복기도로 취임식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17일(현지시각) 발표된 식순에 따르면,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제44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릭 워렌 목사가 이 축복기도를 맡게 된다.
이는 W. 부시 현 대통령까지 역대 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복기도를 해 온 빌리 그래함 목사에 이은 것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목사로서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자리인 만큼 미 언론들은 이를 복음주의 운동의 진정한 세대 교체로까지 해석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올해 8월 워렌 목사가 두 대선 후보를 새들백교회 시민포럼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한 사실을 다시 한번 특기하며, 그가 현재 교인 수 8만3천여 명의 대형교회를 목회하는 동시에 피스(P.E.A.C.E.) 플랜이라는 거대한 연합체를 통해 세계 현안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렌 목사는 동성결혼이나 낙태 등 이슈에서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들 이슈를 넘어서서 빈곤, 에이즈, 기후변화, 다르푸르 사태 등 진보적 이슈들로 복음주의의 어젠다를 확대시켜 왔다.
이 때문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진보적 성향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도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며, 따라서 향후 오바마 정부와 복음주의 간의 교량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은 상원의원 시절인 2006년 새들백교회 에이즈 연례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하거나 대선 출마 후에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오는 등 워렌 목사의 피스 플랜 사역에 비상한 관심을 표해 왔다.
한편 이번 대통령 취임식은 역대 최대 인파인 4백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서문 일대에서 ‘자유의 재탄생’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며, 축복기도에 이어 부통령 취임선서, 대통령 취임선서, 취임연설 순으로 진행된다. 축도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미국 인권운동을 이끌어 온 조지프 로어리(Lowery) 목사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