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학 이론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나온 사연
나의 여섯번째 창작집인 문학에세이<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서울 북코리아에서 출간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가 아름다운 사연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해 11월 나는 총신대학교에서 열린 제23차 기독교학문학회에서 ‘기독문학의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 논문을 쓰게 된 동기는 대단히 간단한 것이었지만, 작가로서 나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된 뜻깊은 사연이 담겨있다.
5월초 나는 아침에 출근을 했다가 곧바로 정형외과에 실려 가서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8주의 진단을 받게 되었다. 춤을 추다가 넘어질 때 무릎뼈 하나가 부러졌던 것이다. 이 일로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집에 갇혀 침대에서 생활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날부터 갑자기 달라진 시간 코드는 나를 매우 당혹스럽게 하였다. 깁스 때문에 불편하면 할수록 더 무력감이 밀려왔다. 유일한 위로는 정충영 CEO께서 이메일로 한주에 4차례나 부쳐주시는 <남산편지>와 <한낮의 묵상>을 읽는 것이었다.
정충영 CEO님은 경북대학교 경영학부에서 정년을 마치시고 지금은 한국 최대의 에너지 회사인 대성그룹 대구도시가스주식회사의 사장님이시며 남산교회의 장로이시다. 교수님은 지난 10년간 일주일에 네 차례 인터넷을 통해 2만 명의 독자에게 남산편지와 한낮의 묵상이라는 타이틀로 예화 중심의 성경말씀을 선포해 오고 계신다.
깁스를 해서 거동이 불편해진 나는 거의 날마다 교수님의 글을 읽었는데 갑자기 어느 한순간부터 그 내용들이 나의 내면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그 중 하나는 내가 가진 문학관이었다. 등단이란 절차를 거쳐 오랫동안 문학 활동을 해온 나는 신문과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묶어 여러 권의 창작집과 시집을 발간하였는데, 나의 글쓰기는 기독교 신앙과 깊은 관련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러하듯 문학은 곧 나의 삶이었고 종교였으며, 나는 문학을 통한 구원을 꿈꾸어왔다. 때로는 이에 대해 심한 갈등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일과 바쁘다는 핑계로 깊은 생각들을 뒤로 미루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남산편지는 내가 품고 있던 갈등을 표면화하고 ‘기독문학’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더더군다나 깁스로 시간적 여유가 주어져 생각할 여유가 생겼고, 그 결과 기독문학이론 정립을 위한 논문을 작성할 수 있었다. 논문을 발표한 후 취재차 참석했던 국민일보의 박동수 기자가 내 논문에 큰 관심을 보였고, 그 논문을 기사화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나와 인터뷰한 내용을 크게 내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기독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그 결과 지금은 사이버공간에서 어느 검색 창에서든 ‘기독문학’을 치면 그 존재가 확인이 된다.
그날 나는 돌아올 기차 시간 때문에 학회가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빠져나와 총신대 입구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퇴근시간과 맞물린 토요일 오후라 차를 잡기 힘들었다. 열차시간은 임박해 왔지만 속수무책으로 발만 굴릴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교정에서 나오는 차를 무조건 불러 세웠고 그분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열차시간에 닿을 수 있었다.
누가 알았으랴. 내가 얻어 탄 차가 출판사 북코리아의 이찬규 사장님의 차일줄을…. 그 만남이 인연이 되어 내가 월간 ‘건강과 생명’에 ‘뷰티풀 라이프’라는 주제로 3년째 연재되던 글과 주간지 ‘크리스천투데이’에 실었던 글들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로 출판된 것이다.
이 기적 같은 <사랑의 언어>의 출간을 나는 은총이라 믿기 때문에 남산편지에 대해 감사드린다. 그리고 깁스한 고통의 기간들이 나로 하여금 기독문학에 대한 사명감을 갖도록 만들었으니 이 또한 감사일 뿐이다. 그 사명감으로 나는 문학이란 광대한 영토에 하나님의 깃발을 힘차게 펄럭이며 문학의 변방으로 홀대 받던 ‘기독문학’을 문학의 중심부로 끌어올리는 일에 미력이나마 힘을 쏟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독자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를 선보이며 이 은총의 시간들을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송영옥 박사는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다. 창작집으로는 <미운 남자>, <하늘 숲>, <해지는 곳에서 해 뜨는 곳까지>, <閃 囚구를 떠돌고 쏀덛>,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영한시집 , 그리고 문학이론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International Director for Y'Menettes)을 두 차례 역임했고, 신문·잡지의 연재계약으로 전 세계 60여 나라를 여행,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대신대에서 기독문학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