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워렌, ‘동성애 반대’ 입장 때문에 잇딴 곤욕

아틀란타=박현희 기자  hhpark@chdaily.com   |  

대통령 취임식 이어 킹 목사 기념식 참석도 논란

				▲오바마 당선자 취임식의 축사를 맡은 릭 워렌 목사가 킹 목사의 기념일 설교에 내정돼 동성애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 취임식의 축사를 맡은 릭 워렌 목사가 킹 목사의 기념일 설교에 내정돼 동성애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여할 것이 알려지면서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인 릭 워렌 목사가, 애틀랜타에서 매년 성대하게 열리는 마틴 루터 킹 Jr. 목사 기념식에서도 설교를 전할 것으로 예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동성애자 옹호단체인 Georgia Equality에서는 애틀랜타에서 시위를 할 계획은 아니지만 킹 센터가 워렌 목사를 초청한 것은 형편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행정 디렉터인 제프 그라함은 또 워렌 목사의 동성애 반대 입장에 대해 지적하며 “킹 센터가 기념하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인권보장이라는 얼굴’에 찬물을 끼얹을 것”라고 했다.

킹 센터의 아이작 페리스 대표는 릭 워렌 목사를 초청한 것은 지금의 논란이 불거지기 한참 전인 지난해 5월이었다면서, 워렌 목사가 빈곤과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복음주의자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높이 사 초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스 대표는 “릭 워렌 목사는 기독교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인물로 꼽히지만, 나의 삼촌 마틴 루터 킹 Jr. 목사가 종종 이야기하곤 했던 우리의 사랑받는 커뮤니티의 한 일부”라며 “우리는 동성애 커뮤니티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리가 특정한 사람을 배척할 수 없듯이, 동성애 옹호자들도 누군가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킹 목사의 아내인 코레타 스캇 킹 여사는 2006년 타계 전, 게이와 레즈비언의 동일한 권리를 옹호한 바 있다. 또한 킹 목사의 가장 어린 자녀인 버니스 킹은 2004년 동성애를 옹호하는 가장 큰 규모의 애틀랜타 행진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장남인 마틴 루터 킹 3세는 2005년 AP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에 대해 재정의하기는 원치 않지만 동성간의 파트너십은 인정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릭 워렌 목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로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남침례교 소속의 새들백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현재 약 2만 명의 회중을 이끌고 있다.

그는 또한 아프리카와 캘리포니아의 HIV 환자들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데,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법안 ‘프로포지션 8’의 공식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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