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목사 피랍 9주기, 진상규명은 ‘제자리걸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북한인권단체들 “대통령과 유가족 위로 차원 만남 가져야”

▲북한인권단체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최우철 기자
▲북한인권단체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최우철 기자

북한인권단체들이 김동식 목사 피랍 9주기를 맞아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성의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기독교사회책임을 비롯해 북한인권국제연대, 북한정의연대, 한기총 인권위 등 20여개 단체가 함께했다.

최근 김 목사 납치범들이 사망 또는 수감돼 있다고 밝힌 도희윤 대표(피랍탈북인권연대)는 “김 목사 납치사건은 북한이 정치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라며 정부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도 대표는 “북한은 납치범들이 사망했다고 밝히는데 명확한 사망 원인조차 나와있지 않다”며 “사건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김규호 사무총장(기독교사회책임)은 “정부에서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 등에 적극 나서 달라”며 “10주기가 되기 전에 정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김 목사가 기독교인인만큼 한기총과 NCCK, 김 목사의 소속교단이었던 고신교단 등과도 대처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김동식 목사는 명백히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큰 임무임에도 그동안 이 문제에 소홀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향해 △북한당국에 김동식 목사의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을 강력 요구할 것 △그동안 정부가 진행한 일과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진행사항에 대해 유가족과 관련단체에 주기적으로 알려줄 것 △정부는 자국민 소홀 사죄 의미로 이명박 대통령 또는 통일부 장관과 유가족의 만남을 성사시킬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통일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동식 목사, 그는 누구인가

김동식 목사는 중고교 시절부터 교회학교 연합활동에 앞장섰던 ‘예비 목회자’였다. 이후 부산 고려신학교를 다니며 SFC경남지역 위원장을 지냈고, 졸업 후에는 목회활동을 펼치다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하고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고 장애인 선교에 여생을 헌신하기로 작정한다. 이후 작은자교회를 개척하고, 장애인자활터 ‘물댄동산’과 장애인선교예술단을 조직, 운영하는 등 장애인 선교를 활발히 펼쳐 나갔다.

그러던 중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때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 장애인들을 돕는 데 헌신하기 시작한다. 이후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으로도 이어지고, 탈북자 문제에도 힘을 쏟게 된다. 탈북 고아들을 위한 ‘사랑의 집’을 운영하고, 나진·선봉지역 의류보내기와 함흥·신의주 일대 고아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납치 전해인 1999년에는 탈북자 13명의 한국입국을 지원한다.

이렇게 평생을 장애인들과 탈북자들을 위해 헌신해 오던 의인(義人) 김동식 목사는 그러나 9년 전인 지난 2000년 1월 16일 옌지교회 인근 ‘예림불고기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대기하고 있던 차에 납치당했다.

김 목사는 납북당한 뒤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전향하고 탈북자를 도운 과거를 회개하도록 북한 당국으로부터 온갖 위협과 회유, 고문을 당했으나 끝까지 이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80kg이던 몸무게가 35kg으로 줄었고, 고문 후유증에 영양실조와 직장암 등으로 이듬해인 2001년 2월 중순경 평양 초대소에서 순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의하면 그는 북한 평양 근교 상원리 소재 조선인민군 91훈련소 위수구역 내에 안장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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