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 “생명의 존엄성 끝까지 지키는 것이 우리의 신념”
세브란스병원이 ‘존엄사’ 소송을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24일 오전 병원윤리위원회를 열고 장시간 토론 끝에 이를 확정지었다. 종교계와 학계, 언론계와 법조계 등으로 구성된 병원윤리위는 “생명의 존엄성을 끝까지 지키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세브란스의 신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최근의 생명경시풍조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환자의 현재 상태, 생명존엄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 환자 생명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료의 특성,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보호자의 고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사회의 최종적 판단인 대법원 판결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2월 조직검사를 받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 씨(76)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며 자녀들이 제기한 소송으로, 지난해 11월 1심과 지난 10일 2심에서 모두 “회생 가능성이 없는 돌이킬 수 없는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호흡기를 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당시 2심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존엄사 결정을 위한 판단기준으로 △회생가능성이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사망과정에 진입한 상태로 △환자의 진지하고 합리적인 치료중단 의사가 있었으며 △사망과정의 연장으로서 현상태 유지에 필요한 치료행위이고 △치료중단은 반드시 의사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는 조건들을 제시했다. 판결 당시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당부의 말씀’을 첨가하면서 “이번 판결 취지가 오해돼 남용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며 어떤 경우에도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에서 사실상 존엄사에 대한 최종결정이 나게 됨에 따라 지난 2004년 ‘보라매병원 사건’과 다른 판결이 나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04년 소생가능성이 있는 환자에 대한 아내의 퇴원요구에 퇴원시 사망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허용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던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의사들에 대해 살인방조죄를 적용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