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채 목사는 ‘의미있는 죽음’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중앙성결교회에서 지난 주 소천한 한 여권사 얘기를 했다.
“이 분 연세가 만으로 77세셨어요. 고혈압·당뇨병이 있으시고 오랫동안 아프셨지요. 병원에서는 심장판막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수술 비용이 1천만원인데, 준비가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도 반반이고, 당시 거동조차 힘들었던 상태라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지난 주 소천하셨습니다.”
그 권사는 수술비로 준비했던 돈을 교회에서 진행하는 사랑나눔 금식헌금에 내놓았다. 성도들이 사순절 기간 금식하면서 내놓은 이 헌금은 전세계 심장병어린이들의 수술비로 쓰인다. 이제까지 베트남, 중국 등지의 어린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수술할 수 있도록 하신 겁니다.”
한기채 목사는 여러 목회자들이 이러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문제를 성도들에게 설명할 때의 유의점에 관해 말을 이었다. “겟세마네의 기도를 언급한 것처럼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존엄한 것이라는 게 먼저입니다. 모든 생명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고, 주어진 생명을 다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얘기해야죠.”
하지만 죽음을 절망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죽음 자체가 하나의 변화 과정입니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에, 절망할 일이 아니지요. 삶과 죽음에 대해 바르게 가르치고, 죽음이 다가올 때 죽음을 잘 준비해서 맞게 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교회가 호스피스나 말기 환자들을 돌보는 사역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죽음이 다가올 때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필요합니다.”
그는 어떻게 잘 죽을 것인지도 교회가 잘 가르쳐야 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죽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유언장도 미리 써 보고, 이를테면 거기에는 장기기증에 대한 약속이나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할 때는 산소호흡기를 쓰지 말라는 약속 등을 남겨 자손들이 이를 결정할 때 죄책감을 갖지 않게 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말론적인 삶이 무엇입니까? 죽음의 시점으로부터 오늘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설 것을 늘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