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딛고 의사 꿈 이룬 이승복 박사, 인생 여정 회고
촉망받던 체조선수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사지마비라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이승복 박사(존스홉킨스병원)가 17일(현지시각) 아틀란타새교회(심수영 목사)에서 자신의 인생 여정을 담담하게 회고했다. 아틀란타새교회는 이날 장애인의날 기념예배 강사로 이 박사를 초청했다.
8세 때 부모를 따라온 이민, 아메리칸 드림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새벽에 나가 밤 늦게 돌아오는 부모님을 대신해 이승복 박사는 어린 두 동생의 부모가 돼야 했고, 학교에서는 언어의 장벽과 친구들의 따돌림 말고도 ‘차이니즈’라는 놀림도 감당해야 했다. 어느 날 한인교회를 찾아갔지만, 마음 속 공허함은 커져만 갔다.
그 당시 우연히 YMCA에서 본 환상적인 체조동작과 마침 TV를 장식하던 올림픽 체조선수의 금메달이 이승복 박사의 가슴을 흔들었고, 그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스로 올림픽 체조선수 양성소에 들어가 학업과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금메달과 올림픽 챔피언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리 연습해도 극복하지 못하던 체조동작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속도를 내서 달리던 그는, 착지에 실패해 머리 아래는 한 터럭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사지가 마비된 것. 그 때 이승복 박사의 머리 속에 선명하게 ‘God’라는 세 글자가 떠올랐다. 그의 앞에는 더 이상 올림픽의 금메달도 어떤 희망도 없는 듯했다.
그는 수도 없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의문을 품었지만, 대학생 때 만난 선교단체 학생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들은 뒤 인생의 목표와 하나님 뜻을 발견하고 ‘의사’라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한다.
“하나님의 목표는 금메달이나 올림픽 트로피에 있지 않았습니다. 저를 통해 복음을 전파하시고자 부르셨고,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는 소명을 주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예수님을 바라보고 각자의 꿈을 이뤄내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이날 예배에서 밀알선교단 최재휴 단장은 장애인의날에 대해 소개하고 사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박선근 이사장도 “10년 전 시작한 밀알선교단이 지역교회와 여러분들을 도움으로 지금까지 장애인을 섬기는 사역을 감당해왔다.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날마다 관심 갖고 기도해주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특별히 은혜여성합창단(지휘 강인규, 반주 정유진)의 특송과 밀알선교단 교사들로 구성된 수어찬양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은 참석자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