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박사 기독문학세계] 톨스토이 문학을 찾아서(8)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예술적 성경’인 <부활>, 그 빛의 자아로서의 재생

▲ 송영옥 박사.

▲ 송영옥 박사.

문학에서의 사상은 작가의 인생관이나 세계관을 뜻한다. 정서와 상상이 문학의 독창성을 만든다면 사상은 작품의 위대성을 결정한다. 사상이 뛰어나고 독창적이면 그 작품은 위대한 문학이다. 사상을 미학적으로 설명해 보자. 인간의 관념을 삶의 현장으로 끌어와 생활 속에 힘차게, 그리고 아름답게 적용시키는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위대한 작가는 인생의 관찰자인 동시에 인생에 대하여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사상은 바로 인생에 대한 생각인 셈이다.

톨스토이의 <부활>은 바로 그의 기독교적 사상 때문에 위대한 기독교의 고전이다. 작가의 능력과 성서의 힘이 결합돼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문학을 만들어냈다. 인간에게 내재적이며 고유한 능력인 정서는 습득할 수도 모방할 수도 없다. 그러나 사상은 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에 습득되고 모방된다. 때문에 부활은 이 시대에도 습득되고 모방되는 힘으로 개인과 시대의 힘을 결합시키며 불멸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극작가이며 비평가였던 로망 롤랑(Romain Rolland, 1866-1944)은 톨스토이의 부활을 ‘예술적 성경’이라 했다. 이는 네플류도프의 빛의 자아로서의 재생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자유함을 얻은 인물들에 대한 의미 부여다.

“비록 이로 인하여 무슨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나를 구속하고 있는 이 허위를 깨뜨려 버리리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실행하자” 하고 그는 단호하게 소리내어 말했다. “미사에게도 솔직하게 말하자. 나는 타락한 자로 그녀와 결혼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공연히 그녀의 마음을 혼란하게 했다고 말하자. 귀족회장 부인 마리아 바실리예브나에게도 말하자. 아니야 그녀에겐 얘기할 아무것도 없어. 그보다 그녀의 남편에게, 나는 비열한 사나이로 당신을 지금까지 거짓으로 대해 왔다고 말을 하자. 유산도 진실에 따라 처분하자. 그리고 그녀 까츄사에게는 나는 비열한 사나이로 당신에겐 죄 지은 인간이다. 앞으로 당신이 짊어질 운명을 덜어주기 위하여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자.

그렇다. 그녀를 만나 용서를 구하자. 어린애가 잘못을 빌듯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자.” 그는 걸음을 멈추었다. ”만일 필요하다면 그녀와 결혼하자!” 그는 걸음을 멈추고 어릴때 곧잘 했던 것처럼 두 손을 가슴에 모아쥐고 고개를 들어 눈길을 위로 향하게 하고 누군가를 향해 말하듯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주여 저를 도와주소서. 제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제 마음 속에 깃들이시어 저의 온갖 더러움을 깨끗이 씻어 주십시오.” 그는 기도했다. 하나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기 마음 속에 찾아오셔셔 온갖 더러움을 씻어달라고 간절히 애원 했다.

톨스토이는 빛의 자아로 부활하는 힘을 산상수훈의 다섯 가지의 교훈에 의존하고 있다. 네플류도프는 그리스도의 이 교훈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과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님의 지상 왕국을 건설하는 일도, 인생 최대의 행복도 여기에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언제나 감동을 줬던 산상수훈을 읽었다. 처음에는 그 속에서 아름답고 개념적인 사상이 실현 불가능하고 허황된 요구를 하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됐으나 오늘은 그것이 아주 명백하고 얼마든지 실행할 수 있는 율법임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을 지켜 나갈수만 있다면(실현 가능성 있는 일이다) 인간 사회는 전혀 새로운 사회 질서를 확립할 것이고, 인류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행복을, 즉 지상 천국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톨스토이가 <부활>을 통해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인간은 모두 어쩔 수 없는 죄인이며 서로 용서하기를 원수까지 사랑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으며, 그 실천을 위해 우리 모두는 빛의 자아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부활>이 기독 문학의 고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고전이란 과연 무엇일까?(계속)

-송영옥 박사는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다. 창작집으로는 <미운 남자>, <하늘 숲>, <해지는 곳에서 해 뜨는 곳까지>, <지구를 떠돌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와 영한시집 , 그리고 문학이론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International Director for Y'Menettes)을 두 차례 역임했고, 신문·잡지의 연재계약으로 전 세계 60여 나라를 여행,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영남신학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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