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승우-박형택 목사 지상논쟁, 교단간 갈등 비화 우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사도직의 연속성’, ‘예언 은사’ 등 민감한 주제 놓고 공방

▲변승우 목사(좌)와 박형택 목사(우)

▲변승우 목사(좌)와 박형택 목사(우)

최근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예장 합동정통)와 변 목사의 가르침과 목회형태가 이단적이라고 비판해온 박형택 목사(예장 합신)간의 격렬한 지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양측의 주장 속에는 정통 기독교계 내에서도 교단별로 신학적 입장차가 큰 ‘사도직의 연속성’, ‘예언과 방언을 비롯한 은사’ 등 민감한 논쟁도 담겨 있어, 자칫 두 사람이 소속된 예장 합동정통과 예장 합신의 교단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형택 목사가 최근 모 인터넷신문에 변 목사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 “자칭 사도와 타칭 이단사냥꾼이 된 자”(http://newspower.co.kr/sub_read.html?uid=13752&section=sc4&section2=)를 게재하면서 촉발된 이 논쟁은, 변승우 목사가 며칠 뒤 “엉터리 이단 사냥꾼 박형택 목사의 음해성 글에 대한 반론”(http://cafe.daum.net/Bigchurch/I1S/1426)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확산됐다. 특히 회원수가 3만5천여명에 달하는 큰믿음교회 카페에 게재된 변승우 목사의 반론은, 조회수가 무려 6천건 가량에 육박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박형택 목사는 자신이 쓴 글 “자칭 사도와 타칭 이단사냥꾼이 된 자”에서, 이단들이 자신들을 변호하려는 목적으로 ‘이단연구가’들을 ‘이단사냥꾼’이라고 비난한다면서 이단들의 논리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글 중반부에 “변승우 목사의 책 <가짜는 진짜를 핍박한다>, <정통의 탈을 쓴 짝퉁 기독교>, <사도와 선지자들을 잡는 위조 영분별>이라는 책을 사서 읽었다. 이단연구가들을 마녀사냥하는 이단사냥꾼으로 몰고 거짓말쟁이요 사탄에게 속한 자요 정통으로 위장한 자요 사탄처럼 참소하는 자로 매도하면서 자신이 목회하는 큰믿음교회가 진짜 정통이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박 “자칭 사도들, 초대교회 사도 이상의 권위 자처”
변 “아무도 그런 생각 않아… 오늘날도 사도 존재”

박형택 목사의 글 중에서 가장 먼저 논쟁이 된 부분은 “자칭 사도”라는 표현. 박 목사는 “요즈음 신사도운동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칭 사도라 하고 자칭 선지자라 하면서 과거 예수님 당시 초대교회의 기초가 되었던 열두 사도와 바울 사도가 받았던 영감과 똑같은, 아니 그 이상의 영감을 받은 자요 같은 사도적 권위를 가진 자로 자처하고 있다”며 “누가 그들을 사도로 세웠으며 누가 그들을 선지자로 세웠는가? 주님이 세우셨는가? 그렇다면 그 증거가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자칭 사도요 자칭 선지자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지금까지 개혁교회는 사도와 선지자 직분이 없다고 생각해 왔고 지금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변승우 목사는 이에 대해 “아무도 이런(열두 사도와 바울 사도가 받았던 영감과 똑같은, 아니 그 이상의 영감을 받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예수님을 따랐던 열두 사도와 바울 사도만큼의 “특별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오늘날에도 사도가 존재한다는 것이 변 목사의 주장. 변 목사는 “박형택 목사는 지금은 사도와 선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혀 성경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성경 외에 더 이상 계시 없다”
변 “이단사냥꾼들은 은사중단론자”

또다른 논쟁은 ‘지금도 하나님으로부터 계시가 주어지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박형택 목사는 “성경은 완전한 계시이며 더 이상 계시가 필요없는 완전성과 충족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 더하거나 예언의 말씀을 제하지 못한다”는 선언을 들어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성경 이외에 더 이상의 계시는 없다”고 밝혔다. 만일 성경 이외에 다른 계시를 받았다거나 다른 계시를 주장하면 이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변승우 목사는 “박형택 목사와 대부분의 이단사냥꾼들은 은사중단론자”라고 비판한 뒤, “우리는 절대 우리나 누가 받는 계시도 성경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 1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 목사는 “당신들은 항상 이렇게 어떤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서 우리가 믿거나 주장하고 있지 않은 내용을 마치 우리가 그렇게 믿거나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로 매도하고 음해한다”고 비난했다.

박형택 목사와 변승우 목사는 또 예언의 은사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였다. 박 목사는 사도행전 21장에서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가면 잡히게 되니 가지 말라는 예언을 따르지 않았던 점을 들어 “사람들에게 개인의 신후사에 대하여 예언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는 행위”라며 “특히 직통계시를 빙자한 계시를 받는다거나 예언을 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이단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변승우 목사는 동일한 성경구절에 대해 “이 예언은 정확한 것이고 바울에게 그대로 이루어졌다”며 “바울은 이 예언을 무시하거나 거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예언이 바르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바울의 부르심과 사명 중의 하나는 바로 이렇게 결박당하는 것을 통해 변론하므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성경에서 “특별히 예언을 하려고 하라”고 한 사람은 바로 바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자기변명 위한 발버둥” vs “이단사냥꾼들은 악질”

양측은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비방을 하기도 했다. 박형택 목사는 변승우 목사가 저술한 책들에 대해 “결국 자신을 비판하는 자는 가짜요, 자기가 진짜라는 내용을 피력하기 위하여 쓴 책이라고 밖에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며 “여러 사람들의 환상이나 글을 인용하고 성경을 여기서 저기서 가져다 인용하면서 자기 입장을 변호하며 이단연구가들을 향하여 공격적인 글을 썼지만 안타깝게도 자기 변명을 위한 발버둥이요 인용한 성경과 내용들이 견강부회라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변승우 목사는 “진실로 이단사냥꾼들은 그렇게 악질적인 자들”이라며 “박형택 목사는 내가 자기변명을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다고 했는데 그것은 오히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변 목사는 또 “합신 교단도 이런 저질 이단 사냥꾼은 교단의 이대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승우 목사는 글 말미에 박형택 목사에 대해 “마치 큰믿음교회가 이단인양 글을 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큰믿음교회는 예장 합동정통 교단에 속해 있으며 일각에서 이단 의혹을 제기한 적은 있으나 아직까지 이단으로 공식 규정한 교단이나 단체는 없다.

변승우 목사가 속한 예장 합동정통 교단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신학자들이 변 목사에 대해 연구했었다며 “이단이라기보다는 그저 자기 주장이 강한 정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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