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학 직무대행 “뭐라 표현 못할만큼 송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자회견 갖고 ‘교리와 장정’·‘하나의 감리교회’ 강조

▲이규학 직무대행이 25일 기자들과 감리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규학 직무대행이 25일 기자들과 감리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대한감리교회(이하 감리교)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이규학 감독(인천제일교회)이 25일 오전 서울 태평로 감리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리와 장정>에 입각한 ‘하나의 감리교’로의 회복을 강조했다.

이규학 직무대행은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기자들이 많아 여러분들을 비롯한 156만 감리교회 성도들 앞에 인사드리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직무대행의 권한 범위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교리와 장정>을 좀 더 검토한 후 다시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말로 이번 기자회견이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인사 차원의 자리임을 강조했다.

“김국도·고수철 목사 모두 공개적으로 만나겠다”

이규학 직무대행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아직 구체적인 직무 범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로 구체적인 답변이나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 이 직무대행은 “감리교회가 현재 감독회장 직무자가 없어서 올 스톱되지 않았느냐”며 “일단 감리교회가 잘 흘러가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법원 소송 결과 등 주어지는 판단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직무대행으로서 (이번 사태를) 완전히 봉합하고 가자는 것은 아니다”며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시사했다. 자신의 임무에 대해서는 “법원에서도 <교리와 장정>을 놓고 이 문제를 판단하고 해석해주고 있다”며 “<교리와 장정>에 직무대행의 권한이 어디까지로 나와있는지 법률 자문을 구해서 그 범위 내에서 움직이겠다”고 했다.

감독회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중직무 논란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 보지는 못했다”며 “자꾸 세세한 것을 파고 들어가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김국도·고수철 목사와도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쁜 일정 때문에 아직 두 분을 만나뵙지는 못했다”면서도 “저는 숨어서 만나거나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만나서 기탄없이 얘기할 것은 얘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 앞에 뭐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송구스럽다”

▲이규학 감독이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이대웅 기자

▲이규학 감독이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이대웅 기자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앞서 말문을 연 이규학 직무대행은 “먼저 한국교회 앞에 많은 근심을 끼쳐드려 뭐라 표현할 수 없을만큼 송구스럽다”며 “그간 하나의 교회, 단일 교파로 감리교가 잘 해왔는데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156만 감리교회 성도들과 본부 직원들도 많은 고생을 했다”며 “진심으로 성령의 위로와 만지심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번째로는 “(지난 총회에서) 11개 연회 감독들이 선출됐지만 그간 위로받을 수 없는 자리에서 참 힘들어했다”며 “그 분들과 의논해서 감리교를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직무대행 직을 수락한 심경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을까’는 생각부터 별 생각을 다 해 봤다”며 “하지만 지난 철야기도회 때 기도하면서 성령님께서 여러 말씀으로 권고하셨고, 성령께서 도우실 것이니 해답은 기도 뿐이라는 생각으로 나서게 됐다”고 고백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마음으로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현장 목회자로서 참으로 어려운 일에 부름을 받게 된 것이 당황스럽고, 또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교리와 장정>을 수호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법적 판결 내용에 따라 방향이 결정되겠지만, 모든 과정을 수행하면서 현직 감독들은 물론 모든 해당 위원회와 협의하고 선배 감독님들의 자문과 무엇보다 감리교회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애쓰는 각계각층의 여론과 조언을 겸허히 듣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자들 향해 “사실에 입각해 보도해 달라”

그는 끝으로 기자들을 향해 “무엇보다 사실 보도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실에 입각해서 보도하되, 그 위에 감리교회의 부흥, 나아가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작성해 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그동안 감리교 사태 여러 문제들이 침소봉대(針小棒大)돼 왔다며 “법률 자문을 구하고 여러 문제들을 파악한 뒤 1-2주가 지나면 좀더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리겠다”고도 했다.

기자회견문에서도 ‘화목’을 강조했다. “우리 감리교회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먼저 우리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고백한 그는 “저 자신도 그 혼란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특히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고, 사랑의 공동체이어야 할 감리교인들이 서로 편이 갈라져 큰 상처를 입었다”며 “전도와 선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를 듣고 있고, 무엇보다 직접적인 피해자는 복음의 최전선에 있는 현장교회들”이라고 우려했다.

그러기에 어떤 이해관계나, 네 편이냐 내 편이냐가 아니라 ‘화목케 하시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우리 감리교회 전체의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본래 하나됨을 회복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그리고 겸허히 하나님의 뜻을 상고해 다시 회개하고 갱신함으로써 새 출발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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