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 북한선교원, 사유화 및 각종 불법 의혹으로 신음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기증자인 조관실 권사, 현 이사장 조준상 목사 상대로 잇딴 소송

▲ 북한선교원(현 한민족세계선교원)이 갖은 의혹 제기와 분쟁으로 끝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북한 지하교회 교인이 사용하던 성경책(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크리스천투데이 DB

▲ 북한선교원(현 한민족세계선교원)이 갖은 의혹 제기와 분쟁으로 끝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북한 지하교회 교인이 사용하던 성경책(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크리스천투데이 DB

1980년대 한국교회의 북한선교와 통일운동에 구심점 역할을 담당했던 북한선교원(현 한민족세계선교원)이 갖은 의혹 제기와 분쟁으로 끝없는 논란을 낳고 있다.

북한선교원은 당초 1984년 5월 조관실 권사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약 33만㎡(10만평)의 땅을 북한선교에 써달라며 충현교회(김창인 목사)에 기증하고, 이에 김창인 목사가 기증된 땅을 토대로 사단법인 북한선교원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초대이사장인 김창인 목사가 물러나고 후임으로 현 이사장인 조준상 목사가 취임한 뒤, 기증자인 조관실 권사는 조준상 목사가 선교원을 사유화하고 횡령, 불법 건축, 불법 매립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장직 교체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초대이사장인 김창인 목사는 2007년 4월 2일 진술에서 1993년 당시 조준상 목사의 감금 및 협박과 폭행을 이기지 못해 이사장직을 넘겨줬다고 진술했다.

그 뒤 조관실 권사는 조 목사가 한민족세계선교원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증여재산을 개인적으로 착복하고 그린벨트였던 증여 토지도 훼손하면서 돈을 받고 폐기물을 불법매립하는 등 온갖 비리를 행했다며 2004년 10월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어 조관실 권사는 한민족세계선교원이 기증한 땅을 이사장 개인 명의로 등기하고 정관을 13차례 바꿔가면서 초기의 기증 목적과 다르게 활동하고 있다고 통일부에 법인설립취소신청을 냈다. 이에 통일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주무관청인 통일부의 이미지를 훼손해 법인설립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2007년 11월 21일 한민족세계선교원에 대한 법인설립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조준상 목사는 2007년 12월 4일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청구를 제기했으나 기각당하자, 통일부 장관을 피고로 한 행종소송을 제기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선교 사업을 위해 설립된 사업 목적을 벗어나 활동하고, 1년 동안 펼친 사업(지출)이 250만원을 겨우 넘을 정도로 아주 미비한 사업을 운영해왔음이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며 “이뿐 아니라 조준상 이사장이 법인을 사유화하고 최초 기증자의 뜻을 저버렸으며, 기증자의 이사직 박탈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견돼 감독관청으로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민족세계선교원은 법인 부동산을 이사장 명의로 등기한 데 대해 “절대농지라 법인 소유가 안 된다”고 해명해 왔으나, 2007년 10월 29일 통일부가 청문회를 실시한 뒤 갑자기 법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고, 또 설립 목적을 ‘세계 선교’ 등으로 넓히는 정관 변경이 허가되기도 전에 기증 재산을 이용해 이사장 명의로 교회를 사들이고, 기증 재산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아 영리회사를 차린 뒤 부동산 투자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선교원은 지난 1995년 넉 달 동안 날마다 30t 가량의 산업폐기물을, 기증받은 땅에 매립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등 불법행위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한민족세계선교원과 조준상 목사측은 기증자의 변심과 번복 등에 대해 우려하며 “이와 관련한 모든 소송이나 고소, 고발사건에 있어서 모두 그 진실이 밝혀져 조관실 권사측이 모두 패소했거나 무혐의로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초대이사장 김창인 목사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주장에는 “이 고발 건과 관련하여 당시 김영삼 정부시절 대한민국 경찰과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지난 1992년 3월11일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 처리했다”며 “이 사건과 관련하여 책임을 통감하신 김창인 목사님께서 1993년 11월 기독신보에 당시 “북한선교 통일 훈련원”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신다는 광고를 내시고 본원에 직접 사표를 제출하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 조관실 권사의 아들 3명은 기자회견을 갖고 “2004년 10월 90살이 넘은 노인을 A씨가 회유하여 시작된 문제”라며 “A씨는 세계선교원의 조준상목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어머니의 주거를 이탈시키고 자신과 동거하며 보호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는 등 조관실 권사와 대치되는 주장을 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던 와중에 조준상 목사가 2억원을 조건으로 기자회견을 요구했다며, 늦었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필요시 언제든지 증인으로 출석해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겠다고 약속했다(2009년 4월 21일 진술서).

한편 한민족세계선교원에 대한 논란은 SBS 등 일반 매스컴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등 지금까지도 끝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계에서는 한민족세계선교원이 하루 빨리 의혹들을 해소하고 과거와 같이 북한선교를 위한 사명을 감당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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