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의 한방칼럼] 방광과 수면과의 관계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 인애한의원 정소영 원장

▲ 인애한의원 정소영 원장

잠을 자고 깨는 것과 방광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잠을 자는 동안 심혈관계, 호흡기능, 내분비 기능에 많은 변화가 생기므로,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직접적인 상관성을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 방광과 수면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바로 ‘위기(衛氣)’ 때문이다.

위기(衛氣)에서 ‘위(衛)’는 호위할 위이다. 우리 몸을 호위해 주는 기운인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서 사기가 들어오는 것도 막아주고, 내 몸의 기운이 새어 나가는 것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위기(衛氣)는 아침에 눈을 뜰 때 눈에서 나온다. 그렇게 나와서 낮 동안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우리 몸을 지켜주다가, 밤이 되면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우리 몸은 잠잠해 져서 잠이 들게 된다. 그런데 이 위기(衛氣)가 들어가고, 나오는 곳이 바로 방광이다.

그래서 위기(衛氣)가 약하게 되면 낮 동안에 기운이 활발하지 못하고, 기운이 없고 자꾸 졸리게 된다. 또 위기(衛氣)가 몸속로 들어가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위기(衛氣)가 몸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밤에도 돌아다니게 되면 잠을 오지 않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위기의 문제, 수면의 문제가 생기면 위기(衛氣)가 출입하는 방광의 기능은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치료받던 한 직장인 여성은 한약과 침뜸 치료로 호전되어 거의 증상이 없다가도 이유 없이 갑자기 심해지고, 또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해지기를 반복해서, 원인을 찾고 있던 중, 배뇨일지에서 수면시간이 늦어지는 날에는 꼭 심해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위기(衛氣)와 방광의 관계를 생각할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그녀는 회사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의 시간이 너무 짧고, 아까워서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보는 등의 여가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새벽 3, 4시에 자고 7, 8시에 일어나는 날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12시 이전에는 꼭 자도록 권했다. 처음에는 환자는 납득이 잘 가지도 않고, 자신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기는 그 시간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이 힘들었는지, 12시 전에 자는 것을 힘들어 했다. 그러나 잠을 잘 잔 날은 방광이 편안하고, 잠을 잘 못잔 날은 힘들어지는 그 환자의 배뇨일지 패턴을 가지고 설득했고, 그녀는 그렇게 따라와 주기로 했다. 역시나 수면패턴을 조정한 후로는 한 달 넘게 증상이 없었고,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한약과 침, 뜸, 식이조절과 배뇨훈련, 그리고 환자들의 불안하고, 조급해 하는 마음을 상담해 주는 것으로 치료해 왔지 환자의 수면패턴까지 관리해 주어야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환자 이후에는 환자들의 수면패턴까지 늘 확인하고, 잠을 잘 자야 방광이 튼튼해지고, 편안해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나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진 수험생의 경우, 12시 이전에 자야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 달만 해 보자' 하고 시작하면 여지없이, 증상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밤과 낮이라는 우주의 시간과 우리 생체 시계가 잘 맞추어서 돌아갈 때 우리 몸이 건강해 질 수 있고, 그렇지 못할 때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인체는 소우주’라 하지 않았던가. 과민성방광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우주의 시간에 생체시계를 잘 맞추어 살아보자. 위기(衛氣)의 순행이 원활해 져서 낮 동안 더 활기가 생기고, 방광도 튼튼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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