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중독 청소년들, 교회 오면 과연 환영받을까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라이즈업코리아 주최 ‘다음세대 사역자’들의 진솔한 대화

▲참석자들은 청소년 사역자들의 발언들을 경청하며 한국교회 다음 세대들의 회복을 위해 고민했다. ⓒ이대웅 기자

▲참석자들은 청소년 사역자들의 발언들을 경청하며 한국교회 다음 세대들의 회복을 위해 고민했다. ⓒ이대웅 기자

“교회가 너무 화려해져서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약물에 중독된 아이들, 담배 피는 아이들을 교회가 과연 환영할 수 있을까요?”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 사역 가운데 겪는 고충과 진솔한 이야기들을 조심스레 꺼내놓았다. 다음달 6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될 2009 라이즈업코리아 대회를 앞두고 주최측인 미션라이즈업코리아(대표 이동현 목사)는 ‘다음세대 사역자 희망나눔 모임’을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과천 문원동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열린 모임에는 30여명의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 참석했다.

사역자들은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을 만나자 가슴에만 묻어놓았던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사역하는 한 청소년 사역자는 “잘난 부모들 있는 자녀들 가르치기가 쉽지 않다”며 “학원 간다고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허탈감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자들에게 관심이 없지 않느냐”며 “이는 대형교회든 작은교회든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강북지역의 한 청소년 사역자는 “근처에 장년만 2천명 출석하는 교회가 있는데 중학생은 30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제 한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모두 수평 이동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음 세대를 죽이는 일일 뿐이다”고 말했다. 안산지역에서 온 사역자는 “라이즈업에서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교회가 문을 열어야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사역자들의 이야기가 끝난 후 이동현 목사는 20여년간의 청소년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참석자들에게 권면했다. 이 목사는 “청소년 사역자들 안에는 ‘내가 배고픈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다’는 자기 낭만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역자들 안에 있는 전문성과 특수성, 차별성부터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특수화하는 순간 또다른 교만과 아집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목사는 “어느 시대, 어느 세대든 하나님의 방식은 동일하다”며 “부흥의 방법은 전문성이나 특수성, 차별성과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직 말씀과 기도 뿐”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도 1970-80년대 말씀사경회와 새벽기도, 철야기도 등으로 부흥이 일어났지만,1990년대 이후 각종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부흥이 멈췄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이상 배고프지 않은 아이들을 절박한 기도와 간절한 믿음을 갖게 만들 것인가, 얼마나 야성을 잃지 않고 간절히 절박하게 부르짖도록 할 것인가에 둬야 한다”며 시대적인 사명을 강조하고 영적인 비전을 동기화하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신앙의 선배님들처럼 절박한 기도와 간절한 믿음을 계승하되, 거기에서 기복신앙만 빼면 이상적일 것”이라고도 했다.

이 목사는 라이즈업코리아대회를 앞두고 “연합사역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해도 교회에서 사역하다 보면 당장 바쁘고 해야할 것이 많아서 힘든 경우가 많다”면서도 “당장의 필요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것인가 여부이고, 힘들더라도 안주하지 말고 극복한다면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사역을 단순화하고, 원론적인 데서부터 출발해야 하며, 교회 사역자 이전에 하나님의 사역자라는 의식을 갖고 한국교회 한계를 다음 세대가 어떻게 극복하게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션라이즈업코리아 측은 2009 라이즈업코리아대회가 끝난 뒤 교회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사역자들과 나누는 이같은 모임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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