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12신] 307대 254 제비뽑기 유지키로
강력한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결국 ‘금권선거 우려’의 벽은 넘지 못했다. 예장 합동총회 마지막날인 25일, 총회 최대 이슈이자 타 교단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던 ‘직선제로 회귀’ 안이 부결됐다.
직선제 회귀 요구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대두되었던 만큼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으며, 이번 총회 중 처음으로 투표까지 가는 신중함을 기한 끝에 307대 254로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합동총회는 제비뽑기를 제86회 진주총회 이후 7년째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통합 교단 등에서도 제비뽑기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합동총회에서는 금권선거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공감대와 극심한 지역구도 해소 등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리더십 약화에 대한 내부 혼란과 그에 따른 교단 비전 상실, 후보자의 난립, 자신이 원하는 후보자를 뽑을 수 없는 점 등의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총회에서는 직선제로의 복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나 금권선거는 어떠한 방지책을 마련한다 할지라도 막을 수 없다는 극심한 불신이 밑바닥의 정서를 지배했다.
직선제 찬성하는 심요섭 장로는 “장로 권사 선출, 총대 선출, 목사 청빙 등 교회 내 모든 일과 학생회장 선출을 비롯한 수만 개의 학교 선거, 수천 수만 개의 사회단체, 200여개 나라 어디에도 제비뽑기는 거의 없다”며 “현행 공직선거법에 잘 갖추어진 금권방지 제도를 충분히 응용하면 직선제의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광재 목사는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알려졌듯이 평신도들은 총회라는 단어에서 정치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성도들이 피땀 흘린 헌금이 총회에서 감투싸움과 자리다툼에 쓰이고 중세의 성직매매가 이뤄진다는 불신이 크다”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논쟁에 박현식 목사는 두 가지 선거 방식을 절충해 추천을 통해 2인을 선정, 직선제로 최종 선출하는 한편 임원회의 결속을 위해 총회장이 임원진을 조직하는 러닝 메이트 제도를 제시했으나 모든 총대들의 동의를 얻기에는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