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퇴, 그 후엔 목양장로사역에 주력할 것”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월간초대석]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 편

크리스천투데이는 2009년부터 매달 한 번씩 교계 저명인사들을 만나 [월간 초대석]을 진행한다. 본지는 이를 통해 한국 및 세계 기독교 각종 현안들을 진단하고, 이 시대 교회와 교인들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번달 [월간 초대석]에는 호산나교회 담임이자 부산성시화운동본부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홍준 목사를 만났다.

[대담=류재광 국장, 정리=이지희 기자]

▲최근 단월드와의 법적 소송에 휘말린 최홍준 목사. 그는 경찰 조사 등으로 겪은 고충을 이야기하면서도 변함없는 강한 신념을 내비쳤다.

▲최근 단월드와의 법적 소송에 휘말린 최홍준 목사. 그는 경찰 조사 등으로 겪은 고충을 이야기하면서도 변함없는 강한 신념을 내비쳤다.

부산 교계는 올 초 큰 홍역을 치렀다. 부산시 교육청이 180여 초·중·고교에서 소위 ‘뇌교육’을 시범 실시한다고 밝히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던 것. 다행히 최홍준 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뭉쳐서 이를 저지했으나, 이같은 활동을 이끌었던 최 목사는 단월드측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했다.

얼마 전 예장 합신 정기총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해 인터뷰한 최 목사는 이번 단월드와의 공방에 대한 소신, 그리고 은퇴와 제자훈련, 목양장로사역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특히 내년 11월쯤 은퇴 계획을 언급하며, 은퇴 이후에는 목양장로사역에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 (주)단월드측에 대해 비판하신 것으로 인해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배경과 경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부산시 교육청이 단월드가 후원하고 있는 국학원과 협약을 맺고 182개 학교에서 ‘뇌기반 인성교육’ SEED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교육부를 찾아갔었습니다. 단군상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이 배경에 있는 단체들이 무슨 교육을 한다는 것이겠습니까? 뻔한 속셈이지요. 그래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더니 교육부측에서는 ‘무속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교육적인 것만 하라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그 협약을 파기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강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성명을 발표하고, 시민단체를 조직했습니다. 교육청 홈페이지에서는 네티즌들의 활발한 공방이 벌어졌구요. 그러자 결국 교육청에서 손을 들고 협약을 파기했습니다. 계속 진행됐다면 단월드측은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고, 이승헌 씨는 그것을 교두보로 전국의 교육청과도 협약을 맺으려 했을텐데, 그것이 초반부터 저지된 것입니다. 그러니 부성본에 원한을 갖게 되고 교회에 와서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과 동영상 등을 명예훼손으로 저를 고소한 것입니다.”

-경찰 조사에 앞서 “이러한 반(反)국가적 집단은 나라의 장래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같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시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고발을 당해 경찰 조사를 2시간 반, 검찰 조사를 4~5시간 받았는데, 그 자체가 스트레스죠. 그러나 그냥 있을 수 없습니다. 대응해야죠. 이건 국가의 명예, 어린이의 건강, 국민 정신까지 걸린 문제입니다. 그 실체를 백일하에 드러내야 합니다. 벌써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수많은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 집회에서 내년에 은퇴하시겠다는 의사를 밝히셨는데.

“원래 교단법에는 정년이 70세인데 5년 앞당겨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65세 넘어서까지 목회를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을 했어요. 학교 교장도 정년이 그 정도 아닙니까. 물론 더 오래 할 수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65세도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장로 임기도 65세로 바꿨는데 목사만 예외로 할 수도 없었습니다. 좋은 인재들이 많은데 자리를 만들어줘야 미래가 밝지 않겠어요? 내년 11월쯤 은퇴할 예정이고 교인들도 후계자를 위해 기도 중입니다.”

-은퇴 후의 계획도 세우셨는지요?

“목양장로를 훈련하는 사역을 할 계획입니다. 이것은 장로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입니다. 교회 안에서 목사와 장로는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부모가 화목하면 가정이 회복되듯, 목사와 장로가 화목하면 교회가 회복됩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는 이미 이 목양장로사역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 컨퍼런스를 통해 이 사역을 알려나가는 일을 하려 합니다. 옥한흠 목사님께서 국제제자훈련원 사역을 하시듯이요.”

-최근 ‘장로,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라는 책도 출간하셨습니다. 장로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목양장로사역이란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목사와 장로간의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 장로의 본질에서 떠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장로의 본질은 뭘까요? 바로 목양입니다. 성경과 역사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목사는 목양을 하는데 지금의 장로들은 대부분 행정만 합니다. 거기서부터 사탄의 시험이 시작되는 거에요. 성도들은 장로에 대해 권위적이고 군림하는 이미지만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회복하는 길은 목양입니다.

목양장로는 무엇을 하느냐 하면 교구를 맡에서 돌보고, 심방하고, 상담합니다.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IT 기술이 발전해서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에서 2년을 해봤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장로들도 정말 은혜가 충만합니다. 일이 많으면 메마르게 되는데 성도들을 돌보고 섬기면서 본질을 찾으니 장로도 성도도 행복합니다.”

-목양장로사역 뿐 아니라 팻머스문화선교회 이사장으로 계시면서 차세대 교육에도 남다른 비전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한국교회 주일학교 교육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컨텐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문화를 모르면 차세대 교육을 감당 못합니다. 보수적인 교회라고 해서 차세대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미래가 무너질 수밖에 없구요. 특히 팻머스문화선교회 선량욱 대표를 비롯한 멤버들이 영상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능력도 뛰어나서 제가 뒤에서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목양장로사역도, 팻머스사역도 결국 제자훈련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듯합니다.

“물론입니다. 제자훈련의 인프라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최홍준 목사는 은퇴 뒤 계획에 대해 ‘목양장로사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홍준 목사는 은퇴 뒤 계획에 대해 ‘목양장로사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산나교회는 사랑의교회와 더불어 제자훈련의 상징하는 대표적 교회입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제자훈련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제자훈련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지상명령입니다. 성도들이 설교를 듣고 지식은 늘어가는데 삶이 따라가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무슨 영광이 되겠습니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제자훈련이란 무엇이냐, 코스를 마치고 지식을 쌓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예수님께서 3년여 동안 제자들과 함께 살면서 보여주신 그 방법대로 하는 겁니다. 곧 가정과 교회, 현장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것, 변화가 뒤따르는 것이 제자훈련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장을 맡고 계신데, 부산지역의 영적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부산은 원래 불교도시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도에 성시화를 통해 교회들의 연합이 시작되고, 집회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크게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쟁을 할 땐 먼저 공중폭격을 하듯, 그동안 성시화를 위해 대형집회들을 많이 하면서 기독교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면, 이제는 이벤트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운동들을 많이 하려 합니다.”

-부산의 성시화를 위해서는 작은교회들이 살아야 한다는 소신을 자주 피력하신 바 있는데, 그 배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빈부격차에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격차가 좁혀져야 합니다. 평준화는 어렵겠지만, 간극은 좁힐 수 있습니다. 개척교회들이 의욕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을 파고들며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대형교회가 독주할 생각만 하지 말고 작은교회들의 자립을 도와야죠. 그런 이유로 반찬나눔운동, 쌀나누기운동, 치유세미나, 성시화 아카데미 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작은교회들이 도움을 받아 힘있게 전도한다면 복음도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최홍준 목사는

동아대학교 법경대학 상학과와, 합동신학원(현 합동신학대학원대학)을 1회 졸업한 뒤 R.T.S.(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 박사학위(D. Min)를 취득했다. 서울 장성교회 교육전도사를 역임하다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부목사로 시무하며 제자훈련 정립과 보급에 앞장섰다. 현재는 호산나교회를 담임하며 (사)호산나복지재단 이사장, (사)하이패밀리 이사장, 팻머스 문화선교회 이사장,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제5대 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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