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이형기 교수, WCC ‘오해와 이해’ 설명
WCC 총회가 2013년 한국 부산으로 결정됐지만 보수 교계 일각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이형기 명예 교수가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라는 제목의 글을 ‘목회와신학’ 10월호에 기고했다.
이 교수는 “많은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WCC와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큰 오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쓴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1951년 토론토 WCC 성명에 나타난 ‘무엇이 WCC이고, 무엇이 WCC가 아닌가’라는 내용의 글을 먼저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좌경화된 사회참여 일변도로 나가며 교회들을 하나로 묶어 ‘초대형교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나 WCC는 ‘교회, 교회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라는 성명서를 통해 WCC가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Una Sancta)를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WCC는 애초부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했다.
이런 견지에서 본 성명서는 ‘무엇이 WCC가 아닌가’하는 부분에서 “WCC란 하나의 획일주의적인 초대형 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라는 내용을 첫번째 항목에 놓았다. 이어 다음의 네 가지를 덧붙이고 있다.
▲WCC는 교회들에게 연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기구가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며, 교회들 상호 간에 생동적인 접촉을 도와주고 교회일치의 이슈들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도록 돕는다 ▲WCC는 교회에 대한 어느 하나의 특수한 개념에 기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WCC는 한 교파의 ‘교회’에 대한 그 자신의 개념을 단순히 상대적인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는다 ▲WCC의 회원권은 교회일치의 본성에 대한 어떤 교파의 어떤 특정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성명서는 ‘무엇이 WCC인가’에 대해서는 다음의 여덟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그리스도께서 몸된 교회의 신적인 머리’라는 사실에 대한 공통 인식에 기초해 대화 및 협력과 공동증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신약성경에 근거해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이다’라고 믿는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그리스도 교회의 회원권’이란 자기 교파의 회원권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리스도의 주권’을 고백하는 모든 교파들과 살아있는 교제를 추구한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상호 간에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를 추구하며 그것에 관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WCC 회원권을 갖는다고 하는 것이 각 교파가 타 교파들을 완전하고 참된 의미에서 ‘교회들’로 간주하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다른 교회들 안에 있는 참 교회의 부분적인 요소들’을 인정한다. 이와 같은 상호 인정이 없으면 회원들 상호 간에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없을 것이고, 충만한 진리에 근거한 충만한 일치를 향해 전진할 수 없을 것이다. ▲WCC 회원교회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의 배움을 함께 추구하면서 우리 주님께서 WCC의 회원교회들에게 이 세상을 향해 어떤 증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시는가를 기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WCC의 회원들은 회원들 상호 간에 연대하여 서로의 필요를 채우고 형제애에 어긋나는 행동을 삼간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영적인 관계들을 바탕으로 상호 간에 배우고 상호 간에 도움을 주도록 노력해 그리스도의 몸이 세워지고 교회들의 삶이 갱신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부산 WCC 총회는 한국 개신교에 엄청난 의미”
이 교수는 이러한 언급에 이어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교회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이 교회론이요, 이 교회론으로 말미암아 WCC에 가담할 수 없는 교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토론토 성명은 이에 관해 명쾌하게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과격한 사회 참여를 실천한다고 비판한다”며 “그러나 WCC는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 운동이 추구하는 복음, 삼위일체론, 교회론, 구원론, 종말론 등을 근거로 삶과 봉사(Life and Work) 운동으로 나가고, 하나님의 선교와 복음전도를 함께 추구하기 때문에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와 같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이후 이 교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성격적 의미와 역사적 기원, 발전을 비롯해 신앙과 직제의 교회 일치 추구 발자취 등을 살펴본 뒤 2013년 부산 WCC 총회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덧붙였다.
이 교수는 “부산 총회에서는 그 동안 진행되어 온 신앙과 직제의 교회의 본성과 선교에 대해, 그리고 오늘날에 있어서 세계선교와 복음전도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폭력극복 운동과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제동을 거는 아가페 운동(AGAPE, Alternative Globalization Addressing Peoples and Earth-사람들과 지구를 위한 대안 글로벌화)을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열릴 부산 WCC 총회야 말로 외연에 있어서 종전의 그 어느 WCC 총회보다 더 포괄적인 축제의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2013년 부산 WCC 총회는 우리 한국 개신교에게 엄청난 의미를 안겨다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