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자’와 ‘심판자’가 동일… 자작자연 행태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박형택 목사의 ‘이단 날조’, 그 전모 포착돼

▲박형택 목사. ⓒ 크리스천투데이 DB

▲박형택 목사. ⓒ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사문서를 위조해 학력을 조작한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형택 목사(예장 합신)가 얼마 전 열린 예장 합신총회 이대위 결의를 하는 과정에서 보인, “자기가 조사하자 하고, 자기가 조사하고, 자기가 결의하는” 식의 전형적인 이단날조 행태의 전모가 포착됐다. 그는 삼신론 및 성령잉태 부인 논란을 빚은 최삼경 목사(남양주 퇴계원면 소재 빛과소금교회)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그간 소위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자행돼온 이른바 ‘전형적인 이단날조의 수순’이란, 한 인물이 ‘고발자’와 ‘심판자’를 동시에 자처하며 개인적인 생각을 아무런 제재나 비판 없이 총회 결의로까지 통과시키는 것이다. 즉 ▲이단감별사가 어느날 자신과 조금 다른 표현을 하는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부정적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곧바로 그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자신이 발행하거나 자신과 유착관계에 있는 언론사에 게재하고 ▲그 기사를 근거로 언론에서 문제삼고 있으니 조사해야 한다며 자신이 속한 노회를 통해 교단 이대위에 조사 청원을 하는 식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같은 과정을 거쳐 교단 이대위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다루게 되면, 바로 그 자신이 조사위원이 되어 보고서를 제출하여 총회 결의를 받아낸다. 결국 특정 개인의 생각이 공교회의 권위로 포장되는 것이다.

이같은 이단날조 수순에 대한 비판은 그간 양식 있는 교계 지도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많은 이들은 “그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어떻게 교계에서 있을 수 있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박형택 목사는 정확히 이같은 수순으로 총회 결의를 받아냄으로써, 그간 교계에 떠돌던 비난들이 낭설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유착 언론에 표적 인물에 대한 부정적 기사 게재한 뒤,
“언론에서 문제삼고 있으니 조사해야 한다”며 자작자연

박 목사는 지난해 여름을 전후해 갑자기 타 교단 소속 한 교계 인사에 대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이단성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한기총이 그 인물에 대한 조사를 할 거라는 정보를 흘려 언론플레이를 시작한 뒤, 곧 한 인터넷 신문에 표적 인물을 비판하는 연재물을 게재하며 여론을 선동했다.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 다음이다. 계속되는 언론플레이에도 각 교단 및 연합기관의 이대위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자신이 속한 예장 합신의 북서울노회를 통해 조사 청원을 올렸다. 그는 2008년 10월 14일 아예 청원서 문안까지 작성해 노회 서기에게 “속히 도장을 찍어 (한기총에) 공문으로 보내 달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더니, 한기총에서 “(노회가 아닌) 총회 공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자 2008년 11월 12일에는 “한기총 공문을 우선 총회로 보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자신이 만든 공문을 다른 사람을 시켜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이대위로 보내달라고 하는 ‘자작극’의 진수를 보인 것.

▲박형택 목사가 2008년 10월 14일 노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 노회 서기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청원서를 “속히 도장을 찍어 (한기총에)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박형택 목사가 2008년 10월 14일 노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 노회 서기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청원서를 “속히 도장을 찍어 (한기총에)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한기총에서 노회가 아닌 총회 명의의 공문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노회에서 총회로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게시물. 자신이 만든 공문을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이대위로 보내달라고 하는 ‘자작극’의 진수를 보이고 있다.

▲한기총에서 노회가 아닌 총회 명의의 공문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노회에서 총회로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게시물. 자신이 만든 공문을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이대위로 보내달라고 하는 ‘자작극’의 진수를 보이고 있다.


청원서는 “항간에 이러저러한 의혹이 언론들에 보도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본교단 총회에 헌의하면 그 기간이 1년이상 소요되므로, 이를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청원하기로 결의하였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자기 자신이 언론플레이를 조장했으면서 “언론이 이 문제를 보도하고 있으니 조사해야 한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인 것.

게다가 이같은 선동에도 자신이 표적으로 삼은 인물에 대한 이단 규정이 내려지지 않자, 박형택 목사는 또 북서울노회를 통해 교단 이대위에 조사 헌의를 올렸다. 그리고는 얼마 전 열린 예장 합신 제94회 정기총회에 표적 인물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놀랍게도 이 보고서의 작성자는 박형택 목사였으며, 보고서 내용은 앞서 박 목사가 언론플레이를 위해 한 언론사에 연재했던 시리즈물을 조금 각색한 것에 불과했다.

박형택 목사 개인의 생각이 ‘총회 결의’로 둔갑
교계 인사 “중세교회 이단재판소의 패러다임”

조사 요청이나 총회 결의 등의 모든 과정들은 그야말로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고, 박형택 목사 혼자의 생각이 그대로 총회 결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박형택 목사의 이름은 빠지고 “예장 합신 교단이 이러한 결의를 했다”는 식으로 박 목사와 유착관계에 있는 언론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형편이다.

예장 통합측 한 인사는 이같은 이단감별사들의 행태에 대해 “중세교회 이단재판소의 패러다임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나사렛 예수의 가르침이나 행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또한 문제는 이같은 행태가 비단 박형택 목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와 같은 부류의 이단감별사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수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박형택 목사의 이같은 이단날조 수순은 최삼경 목사로부터 배운 것으로, 최 목사는 이보다 훨씬 더 악질적인 이단날조를 일삼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단 논쟁은 당사자들의 직장 및 가정 등 사생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임에도, 이들은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행태를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때문에 교계에서는 이같은 무자격 이단감별사들에 대한 경계와 대응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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