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반발 잇따라
지난 26일,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인 프랑코 프라티니(Franco Frattini)가 이탈리아 전역 국공립학교에서 꾸란을 정식종교 과목으로 채택해 줄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
프라티니 장관은 이태리 최대 일간지인 라스탐파(La Stampa)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는 많은 무슬림 이민자들이 있다” 며 “이들과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 국공립학교에서 이슬람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이번 제안의 의의를 설명했다.
외무부 장관의 이번 발언에 대해 대부분의 이탈리아 국회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사비노 페조타(Savino Pezzotta) 의원은 “꾸란을 가르치는 것은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며 반대했다. 내무부 장관인 로베르토 마로니(Roberto Maroni) 또한 “공립학교 내에서의 이슬람 교육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외무부 장관의 이번 제안에 대해 이탈리아 종교계의 반발도 컸다. 이태리 주교회의 대표신부인 안젤로 바냐스코(Angelo Bagnasco)는 “학교 내 다른 종교를 가르치게 되면 종교적 상대론을 발생시켜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경계했다.
이탈리아복음주의연합회는 이번 제안에 반대하는 동시에 국교인 가톨릭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회는 지난 27일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가톨릭은 현재 국공립학교에서 가톨릭만을 종교 과목으로 지정해 교육함으로써 불공정한 종교적 특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합회는 “학교는 종교를 전파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종교는 가정과 특정 종교 교육 기관에서만 가르치게 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가톨릭이 국교인 이탈리아는 약 1%의 복음주의자들이 있으며, 2005년 약 2%로 통계되었던 무슬림들이 그 수가 점점 증가하여 현재 약 3~4%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