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은 학문이 아니다”… 웨슬리의 대답은?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제2차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서 한영태 교수 발제

▲한영태 교수는 이날 백석학원의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가 주창한 개혁주의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의 공통점에 대해 역설했다. ⓒ 김진영 기자

▲한영태 교수는 이날 백석학원의 설립자인 장종현 박사가 주창한 개혁주의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의 공통점에 대해 역설했다. ⓒ 김진영 기자

얼마 전 웨슬리와 칼빈신학의 공통점에 대해 역설했던 한영태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가 이번에는 백석학원의 설립자 장종현 박사가 주창한 개혁주의생명신학(이하 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한 교수는 2일 백석대학교 백석아트홀에서 열린 ‘제2차 개혁주의생명신학포럼’에 참석해 ‘웨슬리의 관점에서 본 생명신학’을 주제로 발제했다.

장 박사가 주창한 생명신학은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그의 평소 생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장 박사는 “신학이 주로 이성에 의한 학문적인 활동을 뜻하게 되면서 그 본래의 경건성과 영성을 잃어버리게 됐다”며 “생명신학은 살아계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신학이며,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부활의 능력을 체험함으로써 예수님의 인격과 삶을 닮아가는 신학”이라고 말한다.

이에 한 교수는 웨슬리가 바로 그러한 신학을 했던 사람임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웨슬리는 옥스퍼드의 신학교수이면서도 영혼구원을 위해 일생을 바친 전도자였으며, 영국교회와 사회를 개혁하고자 애썼던 개혁운동가였다”며 “그래서 그의 신학이 오늘날 ‘산 신학’(living theology)으로 불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웨슬리의 신학이 생명신학과 연결되는 이유에 대해 한 교수는 웨슬리가 “영혼구원을 위해 평생을 설교한 전도자”였음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온 세계가 내 교구’라는 웨슬리의 선교 비전은 그를 영혼구원을 위한 불타는 전도자가 되게 했다”며 “웨슬리는 신학자이기 이전에 전도자”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웨슬리의 신학을 이해함에 있어 그가 체험했던 ‘올더스게이트 거리(Aldersgate Street)’의 체험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 박사는 또한 설명했다.

웨슬리는 올더스게이트 거리에 있는 한 종교 모임에 갔다가 그곳에서 루터의 로마서 서문을 접하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한 교수에 따르면 올더스게이트 거리의 체험은 웨슬리 신앙생활에 일대 전환점이었다. 이는 그의 다른 신앙체험과 확연히 구별되는 유일한 체험이었으며, 마치 바울의 다메섹 도상의 체험과 유사한 것이었다.

한 교수는 “이 체험이 웨슬리의 복음적 부흥운동의 원동력이 됐다”며 “구원과 복음에 대한 확신이 없던 웨슬리가 뜨거운 가슴의 전도자요 부흥사가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의 네 가지 공통점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생명신학의 모토는 웨슬리신학이 강조하는 구원의 현재성과도 연결된다는 것이 한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전도자 웨슬리는 현재적, 실제적 구원을 보다 강조했다”며 “현재적 구원은 하나님의 은총이 과거나 미래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역사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고, 실제적 구원은 현재적 은혜에 의해 죄인이 실제로 변화되고 새 생명을 얻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웨슬리가 강조한 구원의 현재성과 실제성은 ‘신학은 영혼구원을 위한 신학이 돼야 하며, 구원의 현재성을 위한 산 신학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생명신학이 말하는 ‘참된 신학은 바로 생명 자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제2차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에서 백석학원의 설립자이자 생명신학을 주창한 장종현 박사가 개회예배 설교를 전하고 있다. ⓒ 김진영 기자

▲제2차 개혁주의생명신학 포럼에서 백석학원의 설립자이자 생명신학을 주창한 장종현 박사가 개회예배 설교를 전하고 있다. ⓒ 김진영 기자


이처럼 생명신확과 웨슬리신학이 “동일한 고민을 공유하는 유사성을 지닌다”는 것이 한 교수의 결론이다. 그는 두 신학이 모두 ▲성서를 기반으로 하는 성서제일주의이며 ▲이론적 사변적 신앙보다는 체험적 신앙을 강조하고 ▲신학의 실천을 중시하며 ▲그리스도를 반석으로 하는 신학이라는 데서 그 공통점을 찾았다.

한 교수는 “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은 둘 다 비슷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다”며 “웨슬리 시대에는 이성위주의 합리적 사고가 유행했고, 도덕적으로 타락했으며 영적으로 무기력하고 교회의 지도력은 땅에 떨어졌다. 생명신학이 주창되는 오늘날도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시대 이 두 신학은 개인과 교회와 사회, 나아가 세계를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동일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생명신학과 웨슬리신학은 각자 그 자신을 개혁할 사명이 있다”고 밝힌 한 교수는 “오늘날 한국 감리교회는 더이상 감리교회가 아니라는 비판을 듣고 있으며, 감리교회와 웨슬리안 교회들은 전통에 대한 기억상실로 인해 위기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위기 탈출은 감리교회의 전통을 기억할 때만 가능하다. 생명신학 또한 개혁신학이 진정한 개혁신학이 되게 하기 위한 신학이며 죽어있는 개혁신학을 살리는 신학이 돼야 한다. 오늘날 웨슬리신학이나 개혁신학이나 그리고 그 신학에 뿌리를 둔 모든 교회들이 개혁의 대상이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한 교수와 함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이양호 교수, 백석예술대학 김기만 총장, 백석대학교 최갑종 교수, 강기정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으며 백석대학교 권호덕 교수, 임원택 교수, 고신대학교 강용원 교수, 총신대학교 심상법 교수, 서울기독대학교 이훈구 교수가 각각 논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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