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국 기독문학의 과제와 그 비전(2)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120년 역사 한국교회, 기독문학 담론은 제자리걸음

▲ 송영옥 박사.

▲ 송영옥 박사.

학자들과 작가들은 이미 이 시대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문학과 기독교 신앙의 통합을 위한 기반으로서 성경의 본보기로 돌아가는 운동과, 성경은 하나의 문학 작품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루이스(C. S. Lewis)는 “건전한 의미에서 성경은 결국 문학이므로 문학으로서가 아니면 올바로 읽을 수 없다”고 했으며, 프라이(Northrup Frye)는 “성경은 실제로 문학이 되지 않고도 최대한 문학적이다”고 했다.

그리고 폴진(Polzin), 크로산(Crossan), 데트바일러(Detweiler) 등의 성경 학자들은 성경 연구에 도움을 얻기 위해 문학적 방법을 도입했으며 알터(Robert Alter), 라이컨(Leland Ryken), 커모드(Frank Kermode), 프라이(Northrop Frye)등의 문학연구가들은 문학 비평으로 성경에 접근, 미학이나 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뿐만 아니라 독자와 청중에게 감명을 주는 예술적 수단으로서의 성경 연구를 체계화 하고 있다. 그리고 금세기 위대한 작가들인 엘리옷(T. S. Eliot)이나 카프카(Franz Kafka), 톨스토이(Lev N. Tolstoj) 등은 작품 속에서 성경이 추상적 교리나 조직신학의 형태가 아니라 문학의 형태로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해석하면서 기독교는 세계에서 가장 문학적인 종교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위 사람들과 관점을 같이하는 학자와 문학가에 의해 같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 연구는 크리스천 신문과 방송 매체의 도움으로 토대를 놓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한 예로 2006년 11월 제23차 한국기독교학문학회에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송영옥)’라는 주제의 논문이 제3분과에서 발표됐다. 기독문학이란 주제는 한국 기독학문학회역사상 처음이었다. 이듬해 다시 ‘한국기독문학의 과제’가 발표되면서 기독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널리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일로 국민일보와 크리스천투데이에서 발제자와 인터뷰를 하고, 부산·대구 기독교방송국에서 발제자와 대담이 진행되면서 기독 문학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후 한국학술정보사 요청으로 발제자는 연구결과를 종합해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를 학술서적으로 출간했다. 책의 출간으로 기독 문학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만들어졌고, 이어 신학대학 두 곳에서 각각 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문학을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연구하고, 기독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성서문학(Biblical Literayure)’, ‘기독문학(Christain Literature)’이라는 강의를 신설했다(외국 많은 대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교과를 공부하고 있다).

강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이어진다. 첫째는 성경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보면서 그 문학적 요소들을 공부하고, 둘째는 성서가 문학에 끼친 영향을 연구하고, 셋째는 이 두 연구를 통해 문학은 곧 기독문학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증명해 문학이 하나님의 문화를 이 땅 위에 이뤄가는 도구임을 알아가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행보의 이면에는 아직도 풀어야 할 무거운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 기독문학은 선교 120주년을 넘긴 현재까지 ‘기독문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담론의 언저리만 맴돌고 있을 뿐, 그 개념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선교 초부터 문학 예술은 교리 선포와 선교, 그리고 교회 성장의 이면에서 앞으로 나설 수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독교 작가나 학자들은 그 개념 정의에 밀도있게 접근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기독 문학의 예술성을 논할 준거조차 부재인 상태다(이 말은 많은 크리스천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있는 현실을 포함한다).

이런 이유로 기독 문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안게 됐다. 하나는 기독 문학의 본질, 즉 개념 정의와 관계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문학과의 관계에서 야기된 문학의 작품성과 예술성 문제다. 즉 기독 문학이란 현실적으로 개인적인 신앙 체험을 쓴 간증 문학이나 선교를 목적으로 쓴 설교 문학, 그리고 기독교인 작가의 작품이거나 작품의 소재와 배경이 성서를 근거로 작품이 구성됐을 경우로 국한됐으며, 그로 인해 기독 문학작품은 일반적으로 정의 되는 문학 작품에 비해 작품성과 예술성에서 매우 뒤떨어지게 됐다.<계속>

/송영옥 박사(영남신대)

<한국수필>에서 수필로, <문단>에서 단편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국제 PEN클럽 정회원이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외 8권의 창작집이 있으며 영한시집 와 문학이론서 <기독문학이란 무엇인가>, 다수의 대학 교재 및 학술 논문이 있다.

세종대,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경북대 대학원에서 헨리 제임스 전공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7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국제봉사단체인 Y's Man International에서 국제여성부장(International Director for Y'Menettes)을 두 차례 역임했고, 신문·잡지의 연재계약으로 전 세계 60여 나라를 여행, 문화 예술 기행을 했다. 현재 영남신학대학교 외래교수이며 대구 제일감리교회 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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