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 이달 말 최종판결 앞두고 촉구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상임대표 문장식 목사, 이하 사폐연)이 14일 오전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재판소는 사형제 위헌 판결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말 관광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70대 어부 사건을 맡은 광주고등법원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사형제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당시 법원이 사형제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은 처음으로, 지난 96년 사형제 합헌 결정이 내려진 후 12년 만에 다시 위헌 여부를 가리게 된 것. 헌재는 이달 말 최종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사폐연은 공식 입장 발표에서 “사형제도는 하나님이 주신 인간 생명의 존엄을 간과한 제도일 뿐만 아니라 국가에 의한 사법 살인으로 반인권적 폭력”이라며 “헌재가 반생명적이고 반인권적인 형벌인 사형제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존엄적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사형제 폐지를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유엔은 1977년, 이미 전세계 국가들의 사형폐지가 유엔의 목표임을 천명했다”며 “유럽의 인권 선진국들은 이미 모두가 사형폐지 국가다. 뿐만 아니라 지난 1988년 유엔은 사형제도의 존치 여부가 강력 범죄나 살인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공식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장식 목사는 “이 땅에서 사형제도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형벌이다.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라며 “사형제를 둘러싼 이론적 논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생명을 어찌 이론으로 접근할 수 있겠는가. 사형 집행을 한 번이라도 경험하면 누구든 이에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전 한기총 총무이자 현재 사폐연 공동대표인 박영률 목사도 “사람을 변화시켜 회개하게 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며 “하나님께 속한 생명을 함부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 간혹 보수적 입장에 있는 신학자나 목회자들이 사형제 존치를 말하지만, 사형보다는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성경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사형제 폐지를 적극 주장했다.
한편 사폐연에는 NCCK 총무 권오성 목사,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 한기총 전 대표회장 이만신 목사 등 교계 인사들이 참여해 사형제 폐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