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옥박사 기독문학세계] 도스또옙스끼 문학을 찾아서(4)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생애의 빛 속으로

▲ 송영옥 박사.

▲ 송영옥 박사.

도스또옙스끼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늘진 인생의 공기를 호흡한다. 그는 빈민 구제병원 의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도시적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15세 때 어머니를 잃고 2년 후 다시 아버지를 잃는다. 부모는 생전 모스크바에서 30리쯤 떨어져 있는 투우라에 토지를 갖고 있었다. 도스토옙스끼는 부모의 농장에서 여름철을 보내곤 했는데, 그때 경험으로 평생 농촌의 서정적인 삶을 꿈꾸게 된다.

톨스토이가 태어난 곳은 이곳에서 멀지않은 토몰라에 가까운 야스니아폴랴나 라고 하는 ‘숲속의 밝은 풀밭’ 마을이었다. 톨스토이는 대 장원 야스니아폴랴나에서 천진하고도 시적인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도스또옙스끼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두 세 번 지난 경험이 전원 삶의 전부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 농촌 삶의 경험이 훗날 그의 토양주의, 즉 러시아의 메시아니즘이라 불리는 농민 이상화의 사상을 형성하는 기틀이 된다. 그는 진정 자연 속의 삶을 꿈꾸었지만, 자란 곳은 도시의 뒷골목이었다.

의사인 아버지는 소 귀족계급이었지만 군대와 국가의 최하위 계급에서 일했다. 프랑스의 소 시민계급이나 우리나라의 몰락해 가는 양반계급과 같은 가문이다. 일곱 형제 자매들과 부모가 단칸방에 살면서 궁핍한 시절을 보내면서도 그의 정신은 기도를 생활화하는 어머니의 깊은 정교 신앙심에 영향을 받는다.

한편 이 시절 문학을 좋아하면서 W. 스콧의 소설에 관심이 많아 그의 환상적이며 낭만적이 필체의 영향을 받는다. 이어 당대 러시아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발자크의 번역 소설들이 도스토옙스키의 창작 의욕에 불을 지펴 전업작가를 꿈꾸게 만든다. 결국 24세 되던 해(1846)에 도시의 뒷골목에 사는 소외된 사람들의 사회적 비극과 그들의 심리적 갈등을 주제로 한 중편소설 <가난한 사람들>을 출간한다.

당대 대평론가 V. G. 벨린스키가 <가난한 사람들>을 사실주의 휴머니즘의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함으로써 무명의 도스또옙스끼는 일약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드디어 러시아에 새로운 대 천재가 나타났다’는 벨린스키의 극찬이었다. 그 후 3년동안 그는 수많은 작품들을 생산하면서 그의 작품의 경향은 수많은 비평과 찬탄으로 회자된다. 그리고 페트라쉐프시키 사건에 연루된다.

나는 네바강 언덕 위를 한참이나 서성거렸다. 그의 문학의 젖줄이었던 강은 페트라쉐프시키 사건 이후 유배 시절 그의 유일한 친구였고 고향의 상징이었다.

내 이 눈으로 두 번 다시
고향 땅을 보지는 못하리라
한평생 무고한 죄로

괴로워할 운명을 지고 있는
지붕에 앉아우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마음에 메아리 되고
가슴을 아프게 쑤시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내 몸을 서러워한다.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그의 시를 떠올렸다. <죽음의 집의 기록>에 쓰여졌던 이 시에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 눈 덮힌 강변길을 무거운 족쇄를 끌며 떠났던 시인의 모습이 나를 아프게 한다. 조종처럼 종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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