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선주 목사의 회개가 한국교회에 필요하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한복협, ‘회개’와 ‘제사’ 주제로 월례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의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의 주제는 ‘회개’와 ‘제사’였다. 12일 서울 종로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열린 이 모임에는 왕대일 박사(감신대 구약학 교수), 임희국 박사(장신대 교회사 교수),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교회사 교수) 등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 한국복음주의협의회의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방지일 목사가 축사하는 가운데 이정익 목사, 김명혁 목사, 김상복 목사(오른쪽부터 차례대로)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 김진영 기자

▲ 한국복음주의협의회의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방지일 목사가 축사하는 가운데 이정익 목사, 김명혁 목사, 김상복 목사(오른쪽부터 차례대로)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 김진영 기자

‘다윗의 회개’를 주제로 발표한 왕대일 교수는 밧세바를 취한 다윗이 선지자 나단의 책망을 받고 회개한 장면을 소개하며 “회개는 구원으로 가는 마중물(펌프에서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편집자 주)”이라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다윗은 나단의 책망을 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자신의 죄를 털어놓고 회개한다”며 “왕으로 절대적 권력을 가졌던 다윗이 나단의 꾸짖음을 듣자마자 회개하는 장면을 우리는 유심히 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다윗이 이렇게 즉각 회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왕 교수는 “다윗이 나단에게 내가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기까지 대략 아홉 달이 걸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다윗이 밧세바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을 아홉 달 가량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무려 아홉 달 동안 죄의식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왕 교수는 “이렇게 다윗은 당시의 왕이었음에도 나단의 꾸짖음에 자기 왕관을 내려놓았고, 위신을 모두 내려놓았다”며 “다윗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위신과 체면을 내려놓을 때 진정 삶이 달라지고 그 목표가 달라진다. 회개는 용서로 가는 길이며 구원으로 가는 마중물”이라고 역설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의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2일 서울 종로 종교교회에서 열렸다. ⓒ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의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2일 서울 종로 종교교회에서 열렸다. ⓒ 김진영 기자

임희국 교수는 ‘길선주 목사의 회개의 제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장대현교회 예배에서 당시 장로였던 길선주 목사가 큰 능력에 사로잡혀 설교했는데, 죄가 얼마나 영혼을 옥죄고 있는지를 몸으로 보여준 일이 있었다. 그는 몸에다 밧줄을 칭칭 감고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며 몹시 괴로워하는 것으로 죄가 무엇인지 선포했다. 이를 바라보던 청중의 다수가 죄가 무엇인지 깨달아 고백했으며, 몇몇은 마룻바닥에 나뒹굴면서 죄를 고백했다”며 “길선주 목사의 회개로부터 시작된 1907년 평양 대각성부흥운동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다시 일어나야 할 신앙운동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양의 대각성부흥운동은 교인수의 증가나 교세확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었고 이미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성령의 능력을 체험해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면서 촉발됐던 것”이라며 “또한 당시 사람들은 러일전쟁을 겪으면서 교회를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했고 지식인들은 교회가 사회의 공적 책임을 감당해 국민의 윤리의식과 도덕정신을 바르게 세워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오늘의 교회가 이러한 점들을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박명수 교수는 ‘이성봉 목사의 삶, 회개, 그리고 한국사회’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이성봉 목사에겐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동생을 질투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 악착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는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죄성을 지적했던 것”이라며 “이 내면의 죄성을 인식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의 자세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후 이성복 목사에게 있어 회개의 의미를 살핀 박 교수는 “이성봉 목사에게 회개는 일회성이 아니라 평생의 과제였다”며 “특히 그의 회개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점은 죄를 자백한 후 이에 대한 변상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성봉 목사는 죄를 고백한 후 이에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했다. 이런 변상운동은 사회로 하여금 기독교인의 다른 모습을 보게 만들었고, 기독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또 “이성봉 목사의 회개 운동은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가 당시 만연해 있던 축첩과 같은 죄를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이와 같은 이성봉 목사의 회개운동은 서양 퇴폐문화에 대한 도전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는 근본적으로 타락할 운명에 처해있다. 여기에 강력한 윤리운동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사회는 타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의 회개운동은 건전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이상 네 명의 발제를 종합하면서 “한국교회는 양적인 부흥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성령운동을 일으켜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면서 섬김과 나눔의 구체적인 산 제사를 드려야 한다”며 “서해안 살리기, 아이티 구호운동 등과 같은 섬김의 사역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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