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소토 왕국의 제1호 한인 선교사

뉴욕=오상아 기자  saoh@chdaily.com   |  

노록수 선교사 인터뷰

▲노록수 선교사

▲노록수 선교사

남아프리카공화국 영토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 전 국토의 80%가 해발 1,800m 이상인 레소토 왕국(The Kingdom of Lesotho). 레소토 왕국에 유일한 한인 선교사 노록수 목사가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뉴욕교회(담임 김은철 목사)에서 집회를 인도했다. 작년부터 후원교회가 된 뉴욕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한 것이 벌써 두번째다. 올해 집회는 ‘앵콜’ 집회라고 노 선교사는 전한다.

노 선교사가 처음 선교를 시작한 곳은 방글라데시였다. 회교 국가라 마음껏 선교하지 못하는 것이 노 선교사의 은사와는 맞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잠시 한국에 나와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학하는 선배를 만났다. 그런데 이 선배의 한국행에는 특별한 사명(?)이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학 중인 고신 선교사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었다. 그 무렵 그들은 남아프리카에서 선교할 한국 목사님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방문하는 그 선교사에게 남아프리카에 올 한인 선교사를 포섭해 오라고 당부한 것이다.

마침 노 선교사도 마음껏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고 싶은 갈증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백인 700만, 흑인 3,500만의 남아프리카 땅은 마음껏 선교할 수 있는 추수밭이었다. 노록수 선교사는 1995년 아내와 자녀 셋과 함께 아프리카로 떠났다. 먼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예수전도단 DTS 베이스에서 2년간 훈련을 받았다.

노 선교사 부부는 두 달간 팀을 이뤄 전도하는 아웃리치 기간 레소토 왕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레소토 왕국은 동쪽으로는 드라켄즈버그 산맥이 있으며 그 외에도 3000m가 넘는 산이 많은 산악 국가였다. 가파른 산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도착해 보면 놀랍게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산꼭대기에 이르러 주민들과 눈이 마주치면 서로가 놀랐다고 한다. 거기에서 주민들은 돼지, 양, 염소 등을 키우며 옥수수, 배추, 무, 상추 등을 기르며 살고 있었다.

산꼭대기마다 혹은 산중턱에 5~6가구 혹은 10가구가 가족, 친척끼리 산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산골짜기까지 와서 사나 싶을 정도의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신석기, 구석기 시대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노 선교사는 말했다.

레소토 왕국의 전체 면적은 30,355㎢, 노 선교사는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라고 표현한다. 전기도 전화도 없다. 천주교에서 300년 전부터 선교 활동을 해서 천주교에서 세운 학교도 있으며 천주교 교리도 많이 퍼져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통 무속 신앙, 토속 신앙과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시오니즘 등 다른 종교도 많아 바른 신앙을 가진 교인, 교회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것까지 통틀어 기독교라 하니 통계 자료는 70~80%가 기독교라고 나타난다.

노록수 선교사는 레소토의 수도 마세루에서 1997년도에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를 개척하고 현지인 동역자를 위해 기도하던 중, 레소토 군대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던 한인의 부하 중 신앙이 좋은 흑인 형제를 만나게 됐다. 그 형제는 기도 모임을 갖고 있었고 전도도 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현지인 동역자를 얻어 초창기 10여명이 6평짜리 공간에서 교회 생활을 했다. 노록수 선교사에게는 ‘한국에 부흥을 주신 하나님께서 한국 목사와 한국 교회에 같은 부흥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얼마 안 돼 100명이 넘어서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다 곧 예배당도 짓게 됐다. 개척 후 2~3년 사이 일어난 일이었다.

지금 성도는 800명이다. 500명이었을 때 절반이 에이즈로 죽었다고 한다. 250명에서 하나님께서 다시 사람을 보내 주셔서 현재의 인원까지 됐다. 이 교회가 하마딸라 마라나타 교회이다. 이 교회는 개척한지 6년 만에 독립했다. 그리고 다른 타운에 개척한 티와이 갈보리 교회, 마뿌췌 승리 교회, 레리베 산속의 필더갭 교회가 조금씩 자라고 있다.

또한 노 선교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레소토 국경 옆인 픽스버그에 있는 노 선교사의 자택에서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 11명을 돌보고 있다. 핏덩이 때 만난 아이들이 벌써 7살, 10살, 14살이 됐다.

250만의 인구 중 37%가 에이즈 환자라고 하는데 실제는 50% 이상일 것이라고 얘기한다. 레소토의 남자들은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나와 광산일을 하는데 외부에서 에이즈에 걸려온다. 하지만 자신의 에이즈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하니 에이즈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노 선교사는 “클린턴 재단에서 남부 아프리카의 에이즈를 신경 쓰고 투자하고 있지만 진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암울한 현실이지만 노 선교사는 꿈을 꾼다. “한국 선교사 여러 가정과 팀을 이뤄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 수백 명을 데리고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은 몸이 아파도 놓지 않는다. 노 선교사는 재작년 현지에서 갈비뼈가 7군데 부러지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 작년과 올해 안식년을 지내고 있다. 15년 선교하는 사이 들어갈 때 7살이던 아들이 자라 지금은 잠시 아버지 대신 선교지를 맡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는 노 선교사는 “내년부터는 한 선교사님이 합류해 협력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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