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이달부터 4월까지 세 차례 WCC 대토론
한국에서 2013년 개최되는 WCC 총회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권오성 목사)가 WCC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2월부터 4월까지 총 세 번에 걸쳐서다. 총무 권오성 목사는 “WCC를 두고 이렇게 공개적인 토론회를 열기는 처음”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WCC에 대해 보다 분명히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첫 토론이 19일 오후 4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소예배실에서 ‘WCC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제목으로 열렸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이형기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WCC가 태동하게 된 역사를 살피고 그 신학적 정체성을 밝히면서 한국교회, 특히 보수·복음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WCC에 대한 오해를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좌경화된 사회참여 일변도로 나가며 교회들을 하나로 묶어 ‘초대형교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그는 “WCC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WCC가 자유주의라고 비판하지만, 각종 문서를 통해 드러난 그 신학적 입장은 상당히 복음주의적”이라며 “이것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에큐메니칼 운동을 한다고 해서 자유주의로 몰아세워선 안 된다. 왜 비판만 하는지 답답하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외 여러 오해들을 해명하기 위해 1951년 토론토 WCC 성명에 나타난 ‘교회, 교회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라는 내용의 글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WCC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이 글을 읽으면 신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글에는 WCC가 매우 튼튼한 교회론을 갖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라고 했다.
이 성명서는 WCC가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Una Sancta)를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무엇이 WCC가 아닌가’하는 부분에서는 “WCC란 하나의 획일주의적인 초대형 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되어서도 안 된다”라는 내용을 첫번째 항목에 놓았다. 이어 다음의 네 가지를 덧붙이고 있다.
▲WCC는 교회들에게 연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기구가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하며, 교회들 상호 간에 생동적인 접촉을 도와주고 교회일치의 이슈들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도록 돕는다 ▲WCC는 교회에 대한 어느 하나의 특수한 개념에 기초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WCC는 한 교파의 ‘교회’에 대한 그 자신의 개념을 단순히 상대적인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는다 ▲WCC의 회원권은 교회일치의 본성에 대한 어떤 교파의 어떤 특정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성명서는 ‘무엇이 WCC인가’에 대해서는 다음의 여덟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그리스도께서 몸된 교회의 신적인 머리’라는 사실에 대한 공통 인식에 기초해 대화 및 협력과 공동증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신약성경에 근거해 ‘그리스도의 교회는 하나이다’라고 믿는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그리스도 교회의 회원권’이란 자기 교파의 회원권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라고 하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리스도의 주권’을 고백하는 모든 교파들과 살아있는 교제를 추구한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상호 간에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교회’를 추구하며 그것에 관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WCC 회원권을 갖는다고 하는 것이 각 교파가 타 교파들을 완전하고 참된 의미에서 ‘교회들’로 간주하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다른 교회들 안에 있는 참 교회의 부분적인 요소들’을 인정한다. 이와 같은 상호 인정이 없으면 회원들 상호 간에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없을 것이고, 충만한 진리에 근거한 충만한 일치를 향해 전진할 수 없을 것이다. ▲WCC 회원교회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의 배움을 함께 추구하면서 우리 주님께서 WCC의 회원교회들에게 이 세상을 향해 어떤 증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시는가를 기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WCC의 회원들은 회원들 상호 간에 연대하여 서로의 필요를 채우고 형제애에 어긋나는 행동을 삼간다. ▲WCC의 회원교회들은 영적인 관계들을 바탕으로 상호 간에 배우고 상호 간에 도움을 주도록 노력해 그리스도의 몸이 세워지고 교회들의 삶이 갱신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이 교수는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교회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이 교회론이요, 이 교회론으로 말미암아 WCC에 가담할 수 없는 교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 위의 토론토 성명은 이에 관해 명쾌하게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많은 사람들은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과격한 사회참여를 실천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WCC는 신앙과 직제 운동이 추구하는 복음, 삼위일체론, 교회론, 구원론, 종말론 등을 근거로 삶과 봉사 운동으로 나아가고 하나님의 선교와 복음전도를 함께 추구하기 때문에,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와 같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달 25일 오후 6시에는 ‘사회윤리적, 선교적 측면에서 본 WCC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제로 유석성 서울신대 교수가 발제한다. 또 4월 26일에는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한 가운데 에큐메니칼 신학에 대한 대토론회가 열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