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측, 박윤식 목사 보고서 15인대책위 구성키로

대전=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전국 노회장·서기·회계 연석회의서 결의

예장 개혁(총회장 김병호 목사) 인준신학교인 개신대학원대학교(총장 손석태)가 오랫동안 한국교회 내에서 이단 시비를 겪었던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에 대해 “현재는 이단성이 없다”는 검증보고서를 발표한 것과 관련, 교단 관계자들이 3시간여에 걸친 치열한 논쟁 끝에 15인대책위를 구성해 정기총회에 보고토록 했다.

▲예장 개혁측이 23일 연석회의를 갖고 교단 내 주요 현안인 개신대의 박윤식 목사 검증보고서 문제를 논의했다. ⓒ류재광 기자

▲예장 개혁측이 23일 연석회의를 갖고 교단 내 주요 현안인 개신대의 박윤식 목사 검증보고서 문제를 논의했다. ⓒ류재광 기자

예장 개혁측은 23일 대전시 소재 신탄우리교회(담임 장세일 목사)에서 제94-2차 전국 노회장·서기·회계 연석회의를 갖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대책위에는 찬반 양측을 균형있게 포함하기로 했으며, 구성은 임원회에 일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총회’가 아닌 ‘연석회의’에서 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할 수 있는지 법적 논란도 일 전망이다.

개신대측 “과거에 잘못 있었으나 현재는 복음적”
반대측 “왜 굳이 나서서 교단·교회에 피해 주나”

▲개신대 손석태 총장이 보고서의 취지와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개신대 손석태 총장이 보고서의 취지와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1부 예배 후 시작된 연석회의에서는 교단 신학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손석태 총장이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기독교 이단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비추어 박윤식 목사의 신학사상을 검증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살리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고 정신”이라고 강조한 손 총장은 절차상 교단과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박윤식 목사와 그가 속한 평강제일교회 성도들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같은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신대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 위원장인 나용화 교수는 개신대의 이번 발표가 한기총과 여타 교단들의 연구 결과를 무시하거나, 과거의 잘못을 무작정 덮어주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에는 분명 잘못된 부분이 있었으나 현재의 평강제일교회는 철저히 개혁신학을 가르치려 애쓰고 있다는 점을 수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몇몇 목회자들이 거세게 반대 발언을 하고 나섰다. 반대 발언의 주된 이유는 교단 안팎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교단과의 논의 없이 개신대가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점 등이었다. 박윤식 목사가 이단이 아니라는 검증 결과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발표를 취소하게 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었다.

반대측의 한 목회자는 “수십년간 교계에서 이단으로 정죄한 이를 왜 굳이 우리가 이단이 아니라고 발표해서 교단과 신학교에 피해를 주느냐”며 “그렇게 해서 우리 총회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에서 교단 관계자들이 참여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류재광 기자

▲이날 회의에는 전국에서 교단 관계자들이 참여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류재광 기자

반대측의 발언들이 격해지자 교수들이 학문적으로 연구한 것 자체는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지나친 반대로 교단 인준신학교의 위상을 추락시켜선 안된다는 옹호론도 비등했다. 이들 중에서는 “한 번 이단 되면 평생 이단이냐”고 성토하는 이들도 있었다.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자 많은 이들이 “이 자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고, 개신대 교수들도 총회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대책위 구성에 동의했다. 이에 의장인 김병호 총회장이 동의와 제청을 받아 대책위 구성 건을 통과시켰다.

한편 참석자들은 격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많은 아픔을 가진 교단이 이 일로 또다시 분열을 겪어서는 안된다며 화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서울시청 합동분양소 조문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사고 조문으로 새해 시작

방명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기도와 지원에 최선 기울일 것 사회 주요 문제 적극 나서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과 본부 임원들, 그리고 부장들은 을사년 새해 첫 날인 1월 1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179명의 합동분향소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상황.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운동권 출신들의 폭거”

내란죄 확정도 안 됐는데 공공연히 확정범? 고도의 통치 판단인지 헌재 결정 기다려야 대행의 대행도 탄핵 압박,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체포 영장에 ‘법 예외’ 적시 기막혀 대통령, 직무 정지됐으나 ‘현재 국가 원수’ 체포 동조하는 세력, 민주주의 죽이는…

엔딩 파티

살아 있는 사람 위한 장례식 ‘엔딩 파티’, 긍정적 인식 높아져

건강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엔딩 파티(Ending Party, 餘生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딩 파티’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장례식’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지인들을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다. (사)하이패밀리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세이브코리아 “‘내란 수괴’ 단정? ‘무죄추정’ 따르라”

세이브코리아, 수기총을 비롯한 1200여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내란죄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공수처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내란죄’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쓰…

WEC 국제선교회, OW, 오퍼레이션 월드

‘세계 기도 정보 결정판’ 오퍼레이션 월드, 출간 60주년

“세계 기도 정보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 이하 OW)가 출간 60주년을 맞았다. WEC 국제선교회(WEC International)의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 선교사가 1964년에 발행한 초판은 불과 32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손으로 그린 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