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가 제 기능 못해 차기 총장 선출 못해
오랫동안 학내 분규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이하 ACTS)가 고세진 전 총장의 임기 만료를 전후해 다시금 극심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ACTS는 지난 2월 28일부로 고세진 교수의 총장 임기가 만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교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어, 총장 선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ACTS 이사회 전·현직 임원(이사)들의 취임승인 취소결정을 내리면서 이사 모두를 해임했기 때문.
길자연 목사는 이사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지난 2월 22일 김영욱 목사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했으나, 이 역시 교과부로부터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교과부는 그 이유에 대해 김영욱 목사가 부총장이 아닌 관계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뿐더러,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고세진 전 총장측이 2월 26일 “현 총장의 임기가 2010년 2월 28부로 만료되는데 현재는 이사장도 없고 이사장직무대행도 없으며 총장 임명을 의결할 이사회도 없어서 후임 총장이 임명되지 못하였으며, 부총장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3월 1일 부터는 심각한 학사업무공백이 예상되므로 대학직제규정 제4조 3항에 따라 남병식 교무처장을 2010년 3월 1일부터 후임총장 임명시까지 총장 직무대행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영욱 목사측과 교수협의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총장실 점거와 개강예배 및 수업 방해 등까지 불사하며 고세진 전 총장의 남병식 총장 직무대행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임 총장 임기 내에 총장 선출에 실패하고, 총장 선출 권한을 가진 이사회마저 정상적으로 열 수 없는 ACTS가 현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우여곡절 끝에 총장 임기를 마친 고세진 교수는 “강의 준비를 하느라고 오랜만에 저를 기다리며 외로워하던 책들을 만나니 아주 오래 전에 처음으로 교직에 서던 때처럼 마음이 설렌다”며 이제 교직으로 돌아가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