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끝’ 세인트 선교사 “날더러 ‘용서의 영웅’이라지만…”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최근 방한해 영화 상영 및 간증집회 예정

▲아버지를 죽인 원주민을 용서한 스토리를 담은 책 의 저자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 ⓒ이미경 기자

▲아버지를 죽인 원주민을 용서한 스토리를 담은 책 의 저자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 ⓒ이미경 기자

“제가 용서와 화해의 복음을 전한다고 하지만, 사실 어떠한 사람도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던 「창끝(End of the Spear)」(쿰란출판사)의 저자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창끝」은 에콰도르 아마존 정글 와오다니 족에게 복음을 전하러 들어간 젊고 유망한 다섯 선교사 네이트 세인트, 짐 엘리엇, 피트 플레밍, 에드 맥컬지, 로저 유데리안의 순교 실화다. 이를 네이트 세인트의 아들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가 유년 시절의 기억과 현재의 사역을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2006년 1월 미국에서는 이 다섯 명의 선교사들을 위한 순교 50주년 기념식이 있었고, 그들을 추모하는 영화 「창끝」은 미 전역 1,163개 영화관에서 상영, 주말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한국의 수많은 교회와 단체에서 상영되어 큰 감동을 주었다.

지난 15일 장충동 앰베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는 아버지의 원수를 용서할 수 있었던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5살 때, 아버지께서 무참하게 원주민에게 살해된 사건을 접하며 참혹하고도 모든 것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지만, 어른들이 이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봤다”면서 “그들은 가정예배를 드리며, 그 부족을 위해 기도할 뿐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에콰도르에 있는 와오다니 사람들(이전에 야만인들로 알려진 부족)과 밀접한 공동체에서 자라난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는 시카고 휘튼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 대학원까지 마쳤지만, 아내 지니 세인트와 함께 서부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와 남아메리카에서 선교사로서 사역했다.

와오다니 족 장로들의 요청에 의해 스티브와 지니 선교사는 네 자녀들과 함께 1995년 아마존으로 돌아왔다. 스티브 선교사는 정글에 살면서 아이텍(I-TEC)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아이텍은 ‘숨겨진 교회’를 훈련하고 무장시켜서 자기 부족의 영적, 육적 필요를 책임있게 감당하는 것을 돕는 기관이다.

선교사인 동시에 재정설계자인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뜻밖에 ‘비행기 설계’라고. 그렇지만 가장 큰 열망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임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미국 유니온 성결교회가 시상하는 ‘원수사랑상’을 수상하면서 한국교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를 한국에 초청한 쿰란출판사 대표 이형규 장로는 “한국교회에 섬김과 사랑이라는 덕목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선교사님을 초청하게 됐다. 그런데 대형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들이 관심과 호응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인도, 브라질에서도 랭킹 수위를 달리는 영화 「창끝」은 조만간 한국에서도 일반 극장 상영을 논의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렇듯 영화 「창끝」과 스티브 선교사 가족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들 가족이 보여준 말할 수 없이 큰 용서와 화해의 삶 때문이다. 스티브 선교사 역시 “어디를 가든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아버지의 원수를 용서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면서 “용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성 속에 심어주신 자연적인 반응”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선교사님과 친구, 딸 등 여러 사람들이 순교했다. 그러한 일에 똑같이 반응한다면 전쟁과 싸움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나를 보고 ‘용서의 영웅’이라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을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용서받은 사람이 용서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그는 이러한 용서와 은혜의 복음이 대를 이어 전파되고 실천하기 원하는 마음에 아들 이름을 ‘민카예(Mincaye)’라고 지었는데, 그 이름은 아버지를 죽인 원주민의 이름이라고 한다.

‘앞으로 어떤 선교사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하게 어떤 선교사가 되고 싶은지 정하지 않았지만, 되고 싶지 않은 유형은 있다”면서 복음은 전하지만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선교사, 원주민과 떨어져 살며 자신을 구별하는 선교사, 가난하고 고통받는 원주민을 도와주지 않는 선교사는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그는 원주민 선교를 할 때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해주기보다 자립할 수 있는 사역을 제시하기를 주문했다. 그가 설립한 비영리단체 아이텍은 이러한 구상에 따라 세워졌다고 한다.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스티브 세인트 선교사는 집회를 통해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독교의 사랑에 대해 진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스티브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선교사역의 주역이 될 수 있다”면서 “영국, 미국, 독일 등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던 국가들은 강대국이 됐다. 한국 역시 초강대국으로 만드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스티브 선교사는 10일간 방한 기간 중 18일(목)은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일반 기독교인들과 기독 청년들 1,000명(입장순)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창끝」 무료 영화 상영 겸 간증집회를 갖는다. 이밖에도 효성교회, 새에덴교회, 서울신대, 장신대, 할렐루야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한신교회, 거룩한빛광성교회 등에서 간증집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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