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언론협회 포럼… 열띤 분위기 속 신랄한 비판 이어져
‘예수님의 월경잉태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제12회 기독언론포럼이 9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임종권 국장) 주최로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은 구생수 목사(베드로출판사 대표)가 ‘예수님의 월경잉태를 주장한 배경과 문제점’을, 예영수 박사(전 한신대 대학원장)가 ‘최삼경 목사의 ‘마리아 월경잉태설’의 오류 및 이단성’을, 이광호 목사(조에성경연구원장)가 ‘예수님의 성령에 의한 잉태와 동정녀 탄생’을 각각 강의했다.
포럼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김호윤 목사(횃불중앙교회·한기총 공동회장)가 설교했다. 김 목사는 ‘비유와 실재의 길(히 8:5, 마 13:10-13)’을 주제로 한 설교에서 “우리가 비유 속에서 하나님의 길을 바로 알지 못하고 방황할 수 있는데, 하나님은 분명 삼위일체이시다”며 “신앙이 잘못됐을 때는 다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비결은 비유에서 실재로 넘어가는 길이고, 그 핵심은 바로 성령의 인도하심”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는 직전회장 김형원 장로(크리스챤한국신문 발행인), 2부 포럼 사회는 강춘오 목사(교회연합신문 발행인)가 각각 진행했다.
임종권 회장은 “기독교인이면 누구나 성경대로 예수님은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 의해 잉태됐다(마 1:18)고 믿고 있는데, 이번 포럼은 기독교의 핵심 사상이자 근본 교리인 이 성육신 사건을 주제로 개최한다”며 “기독교인의 상식인 이 사실에 대해 최근 이단을 전문으로 감별한다는 인사가 상식을 부정하고 예수님이 마리아의 월경에 의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바 이에 대한 신학적·윤리적 평가를 하고자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예영수 박사 “도무지 언어도단… 기독교의 근본 뒤흔들어”
최삼경 목사는 <현대종교> 등에 기고한 글에서 “예수님도 월경 없이 태어났다는 말이 기독론적으로 맞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말도 아주 이단적인 말이다. 예수님이 월경 없이 태어났다는 말 속에는 예수님의 인성이 부정되고 만다. 우선 마리아는 요셉의 정액에 의해 임신하지 않았다는 말은 성경이 주장하는 사상이다.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는 의미가 그렇다. 그러나 월경 없이 태어났다는 말은 마리아의 육체를 빌리지 않고 태어났다는 말과도 같이 된다. 굳이 마리아의 몸에 들어가 10달이나 있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마리아가 월경이 없었다는 말은 마리아의 피 없이 예수님이 마리아의 몸에서 자랐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인성이 부정되는 결과를 가져오고도 남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제에서 예영수 박사는 “최삼경 목사의 ‘월경잉태론’은 성서적·신학적 관점에서 연구해 볼 때 완전히 이단사상이고, 한국 기독교회에 혼란을 야기시키는 안티기독교적 조커(Joker)의 작태”라며 “최 목사가 소속돼 있는 예장통합 총회와 한기총, 한국 교계로 하여금 그의 신학사상을 철저히 연구해 한국교회의 장래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 박사는 이날 ‘월경잉태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삼경 목사의 마리아 월경잉태설은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부인하는 도무지 언어도단의 이단적 주장이며, 총신대 교수들의 표현처럼 ‘정확하지 못한 말이요 불필요한 사색’의 정도를 넘어 기독교의 근본을 뒤흔들어 놓는 이단 사상”이라고 단언했다.
월경잉태론은 기독교 내부의 안티세력… 더 이상의 혼란 막아야
그 근거로 예 박사는 ①지식적으로도 오류이고 ②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부정함으로 구원론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며 ③‘말씀이 육신이 되어’라는 예수님의 성육신(Incarnation)을 부정하고 ④예수님의 ‘하나님의 어린 양(Lamb of God)’으로서 십자가 대속의 피 흘림을 통한 인류 구원의 역사를 거짓말 되게 하며 ⑤삼위일체(Trinity) 하나님의 본질(Substance)의 동등하심(the same)이 부정되고 ⑥예수님의 영생(eternal life)을 갖게 하는 보혈의 피를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렸다 등을 들었다.
예 박사는 근거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①은 임신하면 월경이 끊어지는데 이때 피가 태아에게로 가기 때문이라는 말은 상식 이하의 발언이고 ②는 예수님이 인성을 나타내기 위해 마리아의 피를 받으셨다면 원죄를 타고난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게 돼 기독교는 존재 가치가 없게 되며 ③은 예수님을 마리아의 피가 섞인 아담의 후손으로 만들어 성육신으로 오신 완전히 하나님(fully God)이면서 완전히 사람(fully man)이심을 부정한다.
또 ④는 어린 양 그리스도의 피의 유일성과 독특성, 구속성을 훼손하게 되고 ⑤는 예수님을 하나님과 하나의 본질(of one substance)로 보지 않고 하나님처럼 보이는 분(like the Father)으로 봄으로써 전통적 삼위일체론을 천명한 니케아 신조에 위배되며 ⑥은 예수님의 영생(eternal life)을 갖게 하는 보혈의 피와 마리아의 피가 섞였으므로 뉴에이지나 영지주의의 발상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가톨릭처럼 예수님과 함께 마리아를 경배해야 한다고 논박했다.
예 박사는 “예장 통합 서울동노회와 총회, 한기총은 최삼경 목사의 ‘마리아 월경잉태설’과 같은 위험천만한 이단사상에 대한 것을 빨리, 그리고 철저히 연구해 척결함으로서 더 이상 한국교회에 악영향을 끼쳐 한국 기독교계를 혼란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마리아 월경잉태설 신학사상이 더 퍼져 나간다면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의 피로 이뤄진 구원의 역사는 속임수에 불과한 웃음거리가 되고, 기독교는 이 땅에서 하나의 윤리적인 종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수님의 탄생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한 사역”
“최삼경 목사 옹호는 교권주의자들의 고질적 병폐”
이어 발제한 이광호 목사는 동정녀 잉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은 인간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성령에 의해 잉태되신 분이고, 이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한 사역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말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그것을 마리아의 월경과 연관짓고 있지만 결코 논리적이지도 않고 타락한 이성을 배경으로 한 의미없는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동정녀 마리아가 잉태한 아기 예수는 타락한 아담의 자손인 마리아의 부패한 살과 피를 상속받지 않았다”며 “성자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몸을 입고 완벽한 인간이 되시기 위해 아브라함과 다윗의 언약적 혈통 가운데 마리아의 몸을 통해 출생하심으로 인성을 취하셨을 따름이고, 죄로 인해 오염된 마리아의 피와 예수님의 보혈 사이에는 상호 연관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발제한 구생수 목사는 “예수께서 월경으로 잉태되고 자랐다는 최 목사의 주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제물과 속죄 제사를 훼손하거나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예수께서 온전한 대제사장이 되심을 부정하고, 하나님 아들의 거룩하고 영원하신 피를 부정하게 여기고 은혜의 성령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 목사는 “최 목사의 월경잉태론은 목적이나 성경적·신학적·도덕적·생리적으로 도저히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기독교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이단사상이 분명하다”며 “그를 한국 기독교의 훌륭한 이단 연구가로 인정하고 그의 이단성을 옹호해주는 것은 한국 기독교의 최대 모순이자 교권주의자들의 고질적 병폐”라고 주장했다.
한편 발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청중들의 열띤 질문과 토의가 이어졌다. 대부분 최삼경 목사의 해괴한 ‘월경잉태론’을 이번 포럼을 통해 처음 듣게 되었고, 이런 주장을 계속 방치할 경우 한국 교계가 심각한 퇴보의 길을 걷게 될 것을 염려하고 성토하는 의견들이었다.
또한 일각에서 최삼경 목사의 월경잉태론이 이단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불거져 나온 사안으로 치부하려는 시각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즉, 최 목사의 월경잉태론의 발단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한 목회자를 이단으로 조작하기 위한 과정에서 자신의 이단사상이 드러난 것이기에 더욱 단호히 대처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에 대해 구생수 목사는 “최삼경 목사가 예수님의 월경잉태와 성장론을 주장하는 것은 특정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기 위한 것이며, 성경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생리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뱀과 하와가 성관계를 맺어 가인을 낳았다는 설교를 했다’고 상대를 이단으로 낙인찍었던 자신의 부당한 음모와 조작행위를 변명하기 위한 또다른 궤변이라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발제자들은 마리아의 부정한 피가 예수께 전달되었거나 섞였다는 측면에서 월경잉태론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지만, 기존의 ‘삼신론 이단성 논란’과 관련하여 최 목사의 신학사상 자체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는 이단사상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즉 예수의 인성이 마리아의 월경을 통해 형성되었다면, 예수께서 마리아가 임신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예수의 선재성을 부인하고 피조설을 주장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신성을 부인하는 아리우스 계열의 이단사상과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