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곡 ‘독도의 사계’ 연주하는 기타리스트 전장수 씨
내달 24일 한국인 기타리스트로는 최초로 카네기홀에서 독주회를 여는 전장수 씨(36). 그의 이름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붙는다.
2009년 한덕수 주미대사로부터 한국인 영예장학금을 수여하고 한국인 최초로 예일대학을 졸업한 기타리스트이자 카네기홀에서 한국 기타리스트로서는 최초로 독주회를 갖게 됐다.
최초라는 수식어 외에도 그의 행보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자작곡 ‘독도의 사계’를 이번 독주회에서 연주할 예정이기 때문. 이번 카네기홀 공연에서 ‘여름’을 연주하고, 겨울과 봄, 가을까지 차례대로 발표하고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 연주할 기회가 생긴다면 수익금은 독도를 홍보하고 사랑하는 단체에 기부하고 싶다”는 그가 이렇게 독도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뭘까. “정치하는 분들이 아닌 문화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독도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라고.
전씨가 예일대 입학과 더불어 카네기홀 연주를 하기까지 보이지 않게 도와준 이들이 많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음대에서 만난 거장 알바로 피에리(Alvaro Pierri), 현재 미국 예일대에서 자신을 가르쳐주고 있는 기타 거장 벤자민 버더리, 현대고등학교 재학 당시 예능반을 만들어줬던 김재규 교장, 뉴욕서 만난 성악가 남덕순 교수, 서만재 교수(한국교원대 객원교수) 등…….
그 중에서 전씨의 가장 큰 후원자는 바로 부모님이다. 개척교회 목사(거여동 소재 옥토교회 전용억 목사)의 아들인 전씨가 넉넉치 않은 형편에 미국의 명문대학인 예일에서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하고 세계적인 무대인 카네기홀에 설 수 있을만큼 승승장구한 데에는 “부모님의 기도 덕이 컸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일하는 시간만큼 제 부모님은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연습벌레나 공부벌레라는 말이 있듯 저희 부모님에겐 ‘기도벌레’라는 별명이 딱 들어맞아요.”
앞으로 찬송가나 가스펠음악도 편곡해서 연주할 계획을 밝힌 전씨는 이번 카네기홀 연주회에서 음악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바하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샤콘느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도나우강의 왈츠, 다울랜드, 소르, 코시킨 등의 르네상스로부터 고전, 낭만, 현대시대를 이르는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거금이 있어도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명기 ‘그렉 스몰만’을 들고 연주한다는 것. 그러나 ‘독도의 사계’를 연주할 때만큼은 한국의 기타 장인 성혁준(나래기타)씨가 제작해준 악기로 연주할 예정이다.
현재 뉴욕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과 목회자 자녀들을 무료로 가르치는 일을 맡고 있는 그는 자신이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민족주의자’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다만 한국이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급격한 과도기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할 수 있게 해 준 사람들의 희생이 많이 잊혀졌다고 생각해 ‘독도의 사계’ 연주를 자원했다는 이야기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도와주는 것도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보훈처나 광복회에 의뢰해 내년부터 약소하나마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것입니다. 비록 이런 모래알 같은 역할과 생각이지만 이런 일들로 인해 기업이나 독지가들의 생각이나 관심도 조금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