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중심의 ‘구도자 예배’가 오히려 청년 내몰아”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목회와신학연구소 세미나서 조성돈 교수 분석

▲구도자 예배에 대한 대안으로 ‘이머징 예배’를 제안한 조성돈 교수의 말에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김진영 기자

▲구도자 예배에 대한 대안으로 ‘이머징 예배’를 제안한 조성돈 교수의 말에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김진영 기자


“교회는 ‘구도자 예배’라는 것으로 열심히 젊은이들의 취향을 쫓아갔다. 그런데 지금 결과는 어떠한가. 그래서 젊은이들이 교회에 남게 되었는가?”

‘경배와 찬양’으로 대변되는 한국교회의 구도자 예배(seeker worship)가 더이상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4월 30일 오후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열린 목회와신학연구소 공개세미나를 통해 교회 예배의 변화를 촉구했다.

‘현대인의 종교성과 이머징 문화’를 제목으로 발표한 조 교수는 미국에서 ‘이머징 교회 운동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목회자 댄 킴볼의 말을 인용하면서 “구도자 중심의 예배는 구시대적이며, 오히려 교회에서 청년들을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훌륭한 사운드가 뒷받침되고 많은 무리의 찬양인도단이 등장하는 청년 중심의 예배를 강화하는 것에서 목회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예배실은 밝은 조명으로 채워지고 이전에 있었던 강단의 휘장이나 커튼들은 사라졌다. 예배실 전면에서 십자가와 같은 상징들이 현대적 인테리어와 스크린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 도구들로 대채됐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들은 이러한 구도자 중심 예배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는게 조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이전 세대들은 교회에 흥미를 잃어 떠났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교회는 그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해야 했다. 이것이 구도자 예배”라며 “지금의 세대는 기독교를 접해보지 못한 세대다. 그럼에도 그들은 매우 영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이전 세대에 통했던 흥미위주의 전략은 이들에게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쇼로 전락한 현실 반성한, ‘이머징 예배’가 대안”
전통 예전의 회복: 삶과 진리, 거룩, 영성, 절대성

조 교수는 이러한 세대들을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라는 뜻의 ‘이머징 세대’(emerging generation)로 규정하고 이들을 위한 예배로 ‘이머징 예배’(emerging worship)를 제안했다.

이머징 예배는 오늘날 예배가 하나의 공연이나 쇼가 된 것, 예배자들이 예배의 주체가 아닌 하나의 관객으로 전락한 것을 반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예배는 짜여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유기적인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신비감이 우러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창출한다. 기도처소, 미술처소, 작문처소와 같이 성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이머징 예배는 고전적 가치들과 전통적 예전으로의 회복, 곧 구도자 예배에 밀려 그 자리를 잃어버린 삶과 진리, 거룩, 영성, 절대성 등을 그 핵심 가치로 삼는다.

조 교수는 “이것은 이전 교회들이 구도자들을 위해 기도교적 상징들을 숨겨놓았던 것과는 반대되는 것”이라며 “이머징 예배에서는 십자가를 보며 예배의 초점이 부활하신 예수님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 신자는 늘지만 개신교 신자는 줄고 있다. 그 동안 구도자 예배가 절정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교인 수 감소는 아이러니”라며 “현대인들은 종교를 선택함에 있어 더이상 재미와 흥미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거룩함과 상징으로 대표되는 종교를 선택한다. 개신교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이제 한국교회도 구도자 이후의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그것은 전통의 회복이고 동시에 거룩의 복귀”라며 “이머징 예배를 하나의 대안이라는 전제에서 주일예배를 제외한 시간에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영적 경험을 바라는 욕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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