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스쿨 설립이념 실현이 왜 불법이 돼야 하나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박상진 교수, 종교수업의 한계 지적

최근 ‘종교교육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강의석 씨가 모교인 대광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강 씨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 장신대학교에서 기독교육학을 가르치는 박상진 교수(사진)가 종교교육이 갖는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 박상진 교수)는 기독교학교 교목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오는 6월까지 월 1회 서울 장신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교목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종교수업,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이 아카데미에서 박 교수는 최근 강사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박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육의 상황 속에서 종교수업은 다중적으로 왜곡돼 있다”며 “평준화제도로 인한 사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유 상실이 다양한 왜곡 현상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시한 종교교과의 지침이 종교학 이해 중심이기 때문에 기독교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기독교학교의 입장과는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며 “기독교학교들이 교과부의 심의를 거친 종교 교과서를 사용하면서도 (기독교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그 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해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 설립 이념을 실현하려는 행동이 불법이 되고 마는 것이다. (교과부의 지침이) 언젠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기독교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에서 종교학을 포함시킨 것도 개선돼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학과에서 가르쳐야 할 과목을 왜 기독교교육학과에서 가르쳐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지나치게 종교학의 영역이 강화되고 비대해진 경향이 있다. 기독교학교를 비롯한 종교계 학교의 설립 목적은 신앙을 전수하고 교수하는 것이지 종교학 자체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지금과 같은 교육 현실에서 설립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기독교학의 종교수업 방향에 대해 박 교수는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부모 및 학생들의 학교선택권과 학교의 학생선발권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평준화 제도 자체를 수술하거나 자립형 사립학교로의 전환을 통해 자율성을 확대해 주고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확신시키는 방법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학교들의 자세도 주문했다. 그는 “종교수업은 학생들을 구분해 행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미 기독교 신앙을 가진 학생들에겐 심화교육을 실시하고, 신앙이 없는 학생들에겐 복음을 소개하고 기독교 신앙으로 초대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종교교육에 대한 최근 대법원의 판결을 감안해, 이번 판결이 기독교학교의 종교수업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는 교목아카데미를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 의료팀 집념에서 겹쳐 보이는 기독교 신앙?

박욱주 박사님이 OTT 넷플릭스 시리즈로 호평받고 있는 는 웹툰 및 웹소설 기반 작품으로,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가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지훈(백강혁 역), 추영우(양…

조르주 루오 반 고흐 티모시 슈말츠

깨어진 존재들의 공감에 뿌리내리는 ‘기독교 미학’

하나님 나라 추구 그리스도인 세상 더 잘 알고자 함 필요해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씀, 샬롬 비전 구현 구체적 행위 피조계 돌보라는 명령 완수 깨어짐 속 빛나는 존재 발견 기독교 미학의 특징 중 하나는 ‘이상화된 미’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

김조한

가수 김조한, 시편 프로젝트 동참 ‘10편: 그 이름을 부릅니다’

R&B 대디 김조한 ‘첫 작업’ 감격 “이 곡은 내 자식 같은 노래” 가수 김조한 씨가 지난 1월 31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그 이름을 부릅니다’를 발표했다. 신곡 ‘그 이름을 부릅니다’는 시편 10편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색다른 멜로디와 …

그라운드C

‘제2의 전한길’ 그라운드C, 세이브코리아 부산 강연에서 시대를 흔들다

강연에서 대중을 몰입시키는 능력은 단순한 말솜씨를 넘어선다. 논리적 흐름, 강렬한 메시지, 그리고 감정적 결집을 이끄는 힘—이 모든 요소가 결합될 때, 연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대중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필자는 평소 그라운드C(김성원)…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전국 각지서 일어난 수십만 국민들 “탄핵반대·자유수호”

윤석열 대통령이 기소된 후 맞은 첫 주말인 1일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네 번째 집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부산역광장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탄핵 반대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수십만의 성도들과 시민들이 결집했으며, …

전한길

전한길 강사가 고발한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의 실체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최고 법률기관으로서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면서 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과연 헌법…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