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인 학생 노린 테러에 반대 시위

손현정 기자  hjson@chtoday.co.kr   |  

이라크에서 기독교인을 노린 폭탄 테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4일 열렸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3천여 명 가량의 기독교인들이 이라크 북부 함다니야에 모여서 기독교인 보호를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모인 기독교인들은 지난 2일 발생한 테러에 항의하며, 이라크 정부에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의 안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2일 함다니야에서는 모술대학교 기독교인 학생들이 타고 있는 버스에서 폭탄이 두 차례 폭발해, 주변에 있던 한 상인이 숨지고, 1백여 명의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교회는 이번 사건이 명백하게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지목한 테러라고 규탄했다.

이라크 북부인 모술과 그 인근 지역은 전통적으로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거주해 온 지역으로, 이곳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들을 노리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은 주로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이들은 친미 성향의 시아파 정부에 반대하며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종교인들이 이라크의 민주적인 변화를 주창하고 있는 시아파 정부를 지지하지 못하도록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같은 위협은 지난 2~3월 총선 기간 더 심화되어, 소수종교인을 대상으로 한 연쇄 테러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이 기간 약 10명의 기독교인이 무차별적 총격에 희생됐고, 이라크교회협의회가 주축이 된 테러 반대 시위가 모술에서 일어났다. 이라크교회협은 정부에 지속적으로 기독교인 보호를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2일 테러가 있은 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희생자와 상처 입은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고, “선한 의지를 가진 모든 이들이 많은 고통을 낳고 있는 폭력 행위들을 근절시키고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조속한 길을 마련할 수 있게 나서 달라”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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