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나 목사 “교인들이 선악 분별해 바른 선택으로 인도해야”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SBS TV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극중 남-남 커플인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이 키스하는 설정까지 등장하며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해당 키스신(scene)은 태섭을 배웅하던 경수가 갑자기 손을 잡고 벽 뒤로 끌고 가는 장면으로 묘사됐다.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과 방송심의 등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화면은 생략한 채 벽 귀퉁이를 잡는 태섭의 떨리는 손만을 보여줬으나, 이는 오히려 “동성애를 더 애절하게 보여 동성애를 미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평가와 함께 “무엇이 두려워 그렇게 처리하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이에 대해 “태섭과 경수가 나오는 장면은 왜 그렇게 생략과 암시가 많은가”라며 “다른 내용들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시시콜콜하게 다루면서 어떨 때는 부자연스런 편집을 보는 것마냥 항상 뭔가 빠진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이들 연애도 아닌데, 뽀뽀 정도는 보고 싶다”며 비현실적인 화면 구성을 개선해달라는 시청자의 요구도 일부 있었다.
대사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수와 어머니의 대화에서 어머니가 “네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되잖아”라고 애원하자, 경수는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왜 이렇게 살겠느냐”며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DNA의 문제”라고 답한다.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동성애에서 빠져나온 수많은 사람들은 동성애가 선천적이 아님을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대가족 안에 동성애를 끌어다놓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잘 알려진 대로 스타작가인 김수현 씨 작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도 동성애가 주로 아버지나 어머니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가정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욕먹을 각오로 시작했다”는 김수현 작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실 더 세게 욕 먹을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며 “물론 아직 갑갑한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동성애는)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 징그럽다 이런 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내가 이 민감한 소재에 덤벼들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를 보고 가슴아픈 사연을 남긴 한 동성애자에게 “너무 아파하지 말라”며 “사회 분위기도 차츰 나아질 거고, 무엇보다도 (동성애는) 죄가 아니니 자신을 아끼라”는 답글도 보냈다고 한다.
스타 작가로서 캐스팅에도 관여하는 힘을 가진 작가는 “캐스팅할 때 두 사람이 무조건 보기 좋아야 한다, 깨끗하고 멀쩡한 청년이어야 한다, 이렇게 주문했다”며 “그래야 거북함 없이 동성애를 보게 되고, 편견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는 방송 매체에 자신의 신념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동성애가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레 ‘거북함’이 느껴지는 현상임을 작가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동성애 문제는 실제 현상에 비해 영화나 방송 등 최근 각종 매체에서 지나칠 정도로 다뤄질 뿐만 아니라 대부분 미화되고 있어 이미 ‘마이너 문화’를 탈피한 느낌마저 주고 있는데, 이러한데도 많은 사람들에게 거북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단순히 삐딱한 시선 때문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 시청자는 “아이가 남자들끼리 뭐하는 거냐는 질문에 민망했는데, 남의 얘기라고 가십거리처럼 재미삼아 다룰지 모르겠지만 자기 아이들이 자라서 동성이 친구 이상으로 좋다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라며 “이런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숙고해 달라”는 불만을 전달했다. 다른 시청자는 “여자 시청자들은 게이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현실에서 고만고만하게 생긴 실제 게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며 “아무 관심이 없거나, 징그럽다고 속으로 욕하거나, 친구로만 만나자거나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물론 긍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동성애가 불편하지 않게 표현해 주신 것 같다”, “저희 시어머니도 너무 안타까운 대사와 장면들이 많아서 경수와 태섭의 사랑을 응원하신다” 등이다.
동성애의 어둔 그늘에서 빠져나와 목회를 하고 있는 이요나 목사(서울갈보리교회)는 “동성애는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죄의 일부분”이라며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다루는 것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선과 악을 구별해 바른 선택을 하도록 인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각종 의견들의 모든 화살은 작가에게 집중되고 있다. 작가가 동성애 문제를 ‘차별’로 포장해 동성애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반인권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한 시청자는 작가에 대해 “자기 잘난 맛을 너무 드러내는 성향”이라고 했고, 다른 시청자는 “작가가 자신의 파워를 이용해 아무도 함부로 못하는 얘기를 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장국영도 동성애 영화 찍었다가 진짜 동성애자가 됐다”며 이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드라마를 끝내고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일부 시청자들도 있었다.
‘막장’ 드라마를 비판해 온 작가로서 더 심한 막장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시청자의 “천륜도 모르고 인륜도 모르는 막장 작가가 ‘최고’ 소리에 뻑 가서 자신이 전지전능한 사람처럼 세상을 논하고 있다”고 일갈이 대표적이다. 김 작가는 ‘막장’에 대해 “작가나 PD들이 시청률이나 시청자 핑계를 대는데, 참 무책임한 얘기”라며 “방송하는 사람은 드라마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