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도 위험한데… 평양과기대의 앞날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남북관계 경색 속 아직도 개교 일정 미정 상태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만행으로 밝혀진 이후 남북관계가 전면 단절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앞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양과기대는 잘 알려진 것처럼 건립 추진측이 한국교회와 해외 한인교회들을 돌며 전방위적인 모금 활동으로 건립 자금을 마련, 지난해 9월 준공식을 마쳤으나 올 4월로 예정된 개교는 미뤄졌고 향후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양과기대 창립멤버 중 한 사람인 말콤 길리스 박사가 “이번 달 중순부터 대학생 150명과 대학원생 60여명이 수업을 받는다”고 했지만, 그는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간 긴장상황 때문에 정확한 개교 날짜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여 남북간 관계가 변수임을 암시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사실상 남북교류가 중단됨에 따라, 교수진 등이 한국에서 북한으로 다수 들어가야 하는 평양과기대 사정상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평양과기대는 순수 학문연구를 표방하며 한·미 개신교 신자들의 도움으로 400억여원으로 추정되는 건설 비용으로 준공식을 마쳤으나, 북한 당국이 약속을 어기고 교육 커리큘럼 및 교수임용 권한을 50% 이상 요구하면서 개교가 미뤄지고 있다.

평양과기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측에서는 대학 건설에 필요한 땅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학교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은 학교 건설과 필요한 설비, 교직원 구성 등을 맡기로 했다”며 “특히 과학자, 교수, 기술전문인 등 해외 전문인력을 초빙하기로 하고 대학의 교수인사권과 운영권을 위임했고, 대학 건설을 위한 계약권도 재단과 설립총장에게 위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일성 영생탑’, ‘주체사상 연구센터’ 등 교계 우려 낳아

이러한 가운데 평양과기대 내 ‘김일성 영생탑’이 세워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설 비용을 마련한 한국교회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생탑의 존재는 지난해 준공식 참석 인사들에 의해 직접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학교 내에 ‘주체사상 연구센터’까지 들어선 것으로 전해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영생탑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의 지시로 북한 전역에 세워진 김일성 ‘우상화’ 조형물이다. 평양과기대 내 세워진 영생탑에는 세로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가 조각돼 있으며, 아랫 부분에는 김일성화(花)가 조각돼 있다. 북한 주민들은 김일성 사망일(7월 8일)이나 생일(4월 15일)에 각 동리마다 세워진 영생탑에서 헌화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학교 설립을 주도한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공동이사장 곽선희·김삼환 목사) 평양과기대 관계자는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북한 체제를 먼저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연변과기대 안에도 공산당원들이 다 들어와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흑백으로 가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영생탑을) 세우지 않으면 북한에서는 학교 허가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영생탑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염려와 실망에 대해서는 “실망하셔야 하고, 현실을 아셔야 한다”며 “저희가 돈을 내서 학교를 지었다고 해서 모두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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