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설교집 ‘기도에 힘쓰더라’ 출간
매달 양화진문화원에서 이어령 박사와 사회 각 주제를 놓고 대담을 펼치고 있는 이재철 목사(100주년기념교회)의 첫 사도행전 설교집 <사도행전 속으로-기도에 힘쓰더라(홍성사)>가 출간됐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재철 목사는 지난 2005년 7월 양화진 100주년기념교회에 부임한 이후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사도행전 강해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 펴낸 설교집에는 1-2장의 내용이 수록됐다.
이 목사는 설교 텍스트로 사도행전을 선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힌다. 첫째는 첫 목회지였던 주님의교회에서 요한복음 설교를 끝으로 10년 임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는 “목회의 장소와 형태, 목적은 달라져도 목회의 영속성이 단절되는 것은 아니기에 요한복음에 있어 사도행전을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두번째 이유는 100주년기념교회로 자신을 불러내신 주님께서 부여한 소명이 한국교회의 출발점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 ‘묘지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나온 요한복음 설교집 <요한과 더불어>의 주제가 ‘주님과 동행’이라면, <사도행전 속으로>의 주제는 복음의 결과인 ‘교회 되기’이므로 한국교회의 출발점인 양화진에서 사도행전을 통해 참된 교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재철 목사는 강해에 앞서 특유의 ‘순서설교’에 대한 철학을 밝힌다. 이재철 목사가 직접 만든 용어인 ‘순서설교’란 말 그대로 성경을 ‘순서대로’ 설교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강해설교와 다른 점은 본문의 ‘범위’다. 강해설교는 본문을 넓게 잡아서 각 구절의 비중이 떨어지지만, 순서설교는 본문을 한두 구절씩 짧게 잡는다. 그러다 보니 성경 가운데 책 한 권 설교를 끝내는 데 상당 기간이 필요해, 선뜻 시도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이 목사는 그럼에도 자신이 순서설교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년에 주일은 52일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목회자가 한 교회에서 평생 목회해도 주일예배 시간에 성경 66권 내용을 모두 심도있게 설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주일예배는 물론이고 새벽기도회, 수요 성경공부, 구역 성경공부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교인은 예외겠지만, 주일예배만 참석하는 대다수 교인은 결국 일주일에 한 번 설교자가 선호하거나 의도하는 구절에 대한 설교만 듣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이신 성경 전체를 바르게 이해하고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사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주일 본문 구절의 깊이와 성경 전체의 넓이를 동시에 추구하자는 것이 바로 순서설교라는 것이다. 주일마다 각 구절을 깊이있게 다루면서 그 깊이만큼 해당 구절을 창으로 삼아 성경 전체를 들여다보고, 예배가 끝난 뒤에는 그 구절을 안경으로 쓰고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살기 위함이라고도 했다.
순서설교를 통해 성경의 위대성을 더 발견할 수도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보통 특정 절기에는 특정 본문을 선택하기 마련이지만, 이 목사는 그냥 순서대로 나간다. 그 이유는 “특정 절기와 무관해 보이는 구절로 그 절기를 묵상하면서 오히려 성경의 오묘함을 더 깊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거미줄보다 더 정교하고 치밀하게 얽혀 있고, 각 구절은 그 전체를 들여다보는 신비로운 창입니다. 똑같은 풍경도 창의 모양과 색깔에 따라 다르게 보이듯, 성경을 들여다보는 창이 많고 다양할수록 성경 전체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고 넓어지기 마련입니다. 구약성경의 초점이 ‘오실 예수’에, 신약성경의 초점이 ‘오신 예수’에 맞춰저 있기에, 즉 성경 전체의 초점이 ‘오직 예수’ 한 분이시기에 순서설교와 절기설교는 상충하지 않습니다. 제가 순서설교를 선호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 모든 구절이 예수님을 들여다보기 위한 창이기 때문입니다.”
이 목사는 사도행전 1장 1-2절로 6주간, 3-5절로 3주간 설교하는 등 1장을 마치는 데만 1년의 거의 반에 해당하는 21주가 걸렸다. 5년간 그는 주일예배에서 사도행전을 설교했고, 지금은 전체가 28장인 사도행전의 14장을 설교하고 있다. 이번 책은 2005년 7월 17일부터 2006년 3월 12일까지 33차례의 사도행전 1-2장 설교를 담았다.
그는 “주님께서 제 건강과 여건을 허락하신다면, 100주년기념교회에서 목회하는 동안 사도행전 순서설교를 끝내는 것이 제 소박한 바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성도들은, 이 목사의 ‘로마서 강해’나 ‘창세기 강해’도 들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